윤석헌 금감원장 '저축銀 선제적 건전성 관리 나서야'(종합)

"자체 스트레스테스트 실시하라"
"포용적 성장과 혁신 성장 지원 당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김민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저축은행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라고 25일 주문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을 감안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가진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올해는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저축은행은) 자체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동시에, 정상화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조속히 정리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을 잠재적 위험요인들로 거론하면서 "이들 요인들이 현실화될 경우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층인 서민과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저축은행의 역할 또한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지난 22일 여신금융업권 CEO 합동 간담회에서도 "올해는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스트레스테스트는 거시경제 변수의 급격한 변동을 가정하고 시나리오별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자본이나 자산 확충 요구가 나올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서민이나 중소기업, 취약계층 위주로 대출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을 수 있다"면서 "스트레스테스트는 미리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7년 말 4.5%에서 지난해 9월 말 4.7%로 소폭 올랐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전문적인 역량 부족 등으로 은행들처럼 자체적인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중앙회 등과 협의해 지원책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들은 올해부터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관리지표로 도입된다.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도 이달부터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만 해도 가계 정상 대출의 경우 충당금 적립률은 0.7%였지만 올해부터는 0.9%를 쌓아야 한다.

윤 원장은 "급격하게 자금을 회수하거나 공급을 줄임으로써 주된 고객층인 서민과 중소기업이 곤란을 겪지 않도록, 그리고 신용위험 악화를 촉발하지 않도록 배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포용적 금융 실천과 혁신 성장 지원도 주문했다. 그는 "저축은행 업계는 충분한 여신심사 능력을 갖추고 담보ㆍ보증 위주의 여신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내 혁신성장기업 발굴ㆍ지원에 앞장서야 하겠다"면서 "지역밀착형, 관계형금융 노력이 혁신성장으로 귀결되고, 결국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저축은행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원장은 "저축은행 업권이 지금 변화의 시기에 와 있다"면서 "지역 밀착 경영 같은 덧도 잘하고 있고, 혁신적인 것도 얼마든지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 CEO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그는 "규제를 효율적으로 끌고 갔으면 좋겠다"면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트라우마도 있었는데 그런 것을 대충 어느 정도 정리가 돼서 이제부터는 새롭게 미래를 보고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위해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CEO들은 대손충당금 등 규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이와 관련해 "규제완화는 살펴보고 있다"면서 "필요한게 있다면 보겠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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