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고?'…中 국유기업 이익 사상최대 축포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걸었던 지난해 중국 국유기업들은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으로 축포를 터뜨렸다.18일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SAC)는 지난해 중국 중앙정부가 소유권을 쥔 국유기업들의 매출액이 29조1000억위안을 기록, 2017년 보다 1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5.7% 증가한 1조2000억위안에 달해 사상 최대 기록을 남겼다.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는 "중국 내수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으로 인해 국유기업이 사상 최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또 비용절감과 효율성 강화 노력, 구조적 개혁, 리스크 관리 등이 경제성장 둔화 시기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오는 21일 발표될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5% 수준으로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민영기업들은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아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속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유독 국유기업들만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이라는 축포를 터뜨린 셈이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디폴트에 빠진 중국 민영기업 수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면서 민영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유기업들 보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조업의 부실대출 비율은 4.2%, 도소매업종은 4.7%로 은행권 1.7%를 크게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중국 민영기업들이 제조업, 부동산, 도소매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유기업 보다는 민영기업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에 많이 노출돼 있는 업종은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중국 은행권은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해 민영기업 보다는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국유기업 대출에 더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경제가 나빠질수록 민영기업이 자금조달 부문에서 더 어려움을 겪게되는 이유다.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기업 전진 민영기업 후퇴)' 논란이 강하게 일자 중국 중앙 정부는 민영기업 지원을 위한 대응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낙관적 기대감은 크지 않다. 맥쿼리의 래리 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3년 전만 해도 국유기업 지원에 올인하던 중국 정부가 최근 정책 방향을 민영기업 지원쪽으로 틀고 있다"며 "하지만 민영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단기간 안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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