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애교 아닌가요?' 온라인 사기 5명 중 1명은 미성년자

[크라임 TEEN]④최근 3년간 온라인 사기 피의자 매년 2만~3만명 중 20% 이상이 10대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송승윤 기자] 직장인 김진섭(27)씨는 지난달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한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신발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평소 해당 브랜드 제품에 관심이 많던 김씨는 전세계적으로도 수백개만 판매됐다는 신발을 사기 위해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인기 있는 모델이라는 이유로 선착순 입금자에게 판매하겠다는 말에 김씨는 부랴부랴 판매자의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했다.하지만 입금 이후부터 판매자와는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김씨는 경찰에 판매자를 신고했고, 최근 경찰로부터 판매자를 붙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기 행각을 벌인 판매자는 고등학생 신분의 A(18)군이었다.온라인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같은 온라인 사기 피의자 5명 중 1명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한 10대들이 서로 범죄 수법을 공유하기까지 하며 범죄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다.15일 경찰청이 집계한 최근 3년여간 온라인 사기 피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매년 2만~3만명에 이르는 피의자 중 10대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연도별로는 2015년 전체 온라인 사기 피의자 2만9630명 중 8345명(28.2%), 2016년 3만1228명 중 7916명(25.3%), 2017년 2만7818명 중 5997명(21.6%)이었다. 올해도 9월까지 검거된 피의자 2만2413명 중 4694명(20.9%)이 10대였다.이는 본격적으로 수입이 생겨 온라인 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20대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실제로 지난달 23일 부산에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 티켓 등을 싸게 판다고 속여 600만원 상당을 가로챈 10대가 경찰에 구속되는가 하면 앞서 8월에는 서울 관악경찰서가 온라인 중고장터에 물품 판매글을 올린 뒤 돈(2500만원)만 받고 잠적한 혐의 등으로 10대 17명을 입건해 이 중 4명을 구속하기도 했다.더욱이 전자기기와 온라인 사용에 익숙한 10대들이 이 같은 범죄 수법을 공유하기까지 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 이렇게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온라인 스포츠도박 등에 탕진하는 등 범죄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경찰 관계자는 “상당수 청소년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온라인 사기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온라인 사기는 엄연히 범법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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