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개발자 중심 블록체인행사 UDC 2018"블록체인 가치, 개발자들이 등장할 것"간편 블록체인 제작 도구 '루니버스'도 공개
13~14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UDC) 2018 주요 발표진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세계 최초 개발자 중심의 블록체인 행사인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가 지난 14일 막을 내렸다. 국내 최초 '크립토밸리'의 기대를 받고 있는 제주도에서 개발자들이 모여 다시 한 번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송치형 "동남아, 韓·美·日 제치고 블록체인 중심 될 수 있어"=가상통화거래소 업비트를 만든 두나무의 송치형 의장은 UDC 2018 첫날인 13일 기조연설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이 기존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을 제치고 블록체인 생태계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시장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기존 인프라 공백이 있거나 적극적인 친(親) 블록체인 정책을 펼치는 국가들이 향후 발전 여지가 더욱 크다는 이유에서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제공=두나무)
송 의장은 중국의 예를 들며 동남아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기존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오히려 신·구 인프라 충돌이 일어나지 않아 빠르게 블록체인 생태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용카드라는 강력한 대체재 인프라가 없는 중국은 바로 모바일결제 중심의 인프라를 형성한 결과 미국의 10배가 넘는 모바일결제 시장을 확보했다"며 "때문에 기존의 수많은 규제 및 인프라와 경쟁해야 하는 선진국 시장보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가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로 이미 글로벌 가상통화공개(ICO)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 외에도 태국, 베트남 등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산업 진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올해 '베트남 블록체인 서밋 2018' 등의 행사에 공산당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선 상태다. 현지 가상통화 거래소만 10여곳에 달하며, 1위인 '비트코인 베트남'의 경우 회원수 100만명, 하루 거래량 200억원 수준이다. 이미 국내 대형 거래소와도 비슷한 규모다.
◆"블록체인·가상통화 둘러싼 논란은 개발자들이 해소할 것"=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ICO 허브'로 앞서 나가는 스위스와 싱가포르, 국가 주도 블록체인 '물량공세' 중국, 잠재력의 동남아 속에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희망은 개발자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특성인 탈중앙화, 익명성 등은 기존 영역의 일부 또는 전부와 충돌하거나 부정해야 하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개발자들이 이 같은 논쟁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제공=두나무)
블록체인과 가상통화가 분리 가능하다는 지적과 투기 및 사기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는 태생상 떨어질 수 없으며 이 관계의 가치는 개발자들이 입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논쟁의 영역은 계속되더라도 실제 작업은 개발자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코드들로 이뤄진다"며 "개발자들이 증명하는 코드가 결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태계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블록체인 설계 기간 대폭 줄인다…'루니버스' 공개=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조직 람다256연구소는 이날 블록체인 제작 툴 '루니버스'를 공개했다. 손쉽게 자신만의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가상통화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다. 가장 널리 이용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제작할 수 있다. 직접 스마트계약(일정 조건 충족 시 무조건 거래가 체결되는 기술) 구조를 설계할 필요도 없다. 원하는 거래 패턴과 변수값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완성된다.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도구와 비슷한 식이다.
박재현 두나무 람다256연구소장(제공=두나무)
박재현 람다256연구소장은 "이미 블록체인 플랫폼이 이미 많이 나왔지만 그 많은 플랫폼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거의 없다"며 "블록체인 서비스의 바닥부터 각종 복잡한 스마트계약까지 직접 만들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손쉽게 설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제로 박 소장과 람다256연구소 팀원들은 자체 블록체인을 만드는 시연도 보였다. 루니버스를 이용해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서비스의 뼈대가 되는 블록체인을 설계했다.루니버스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처럼 원하는 기능을 골라 담고 설계한 뒤 이후부턴 이용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바스(blockchain as a Service)식으로 운영된다. 또 다른 특징은 타 업체들과 함께 하는 '상생형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루니버스는 블록체인 상에 회계 감사 기능, 보안 기능 등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이 모든 기능을 람다256연구소가 직접 만든 것은 아니다. 국내 유망 블록체인 업체들이 각자 전문적인 분야의 기능을 구현했다. 박 소장은 "기존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들이 수익을 다 가져가는 것과 달리 우리는 파트너와 함께 만들고 수익도 공유하기 때문에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개념과도 맞닿아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약 800여명이 참석하고 31명의 전문가들이 발표를 맡았다. 두나무의 인사들 뿐 아니라 빌 시하라 비트렉스 대표, 다홍페이 네오(NEO) 설립자, 테라 및 티켓몬스터 설립자인 신현성 의장,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등이 강연을 진행했다. 업비트는 이 같은 개발자 중심의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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