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석탄 수출에 2차례 한국 이용'…외교부 '관련 부서 조사중'(종합)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수정 보고서 일부. 한국 인천(21번 항목)과 포항(23번항목)을 북한산 석탄 환적지로 소개했다. (음영처리된 부분은 환적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나주석 기자] 지난해 북한산 석탄 수출 세탁에 한국이 2차례 이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엔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7일 미국의소리(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10월2일과 11일 각각 북한산 석탄이 인천과 포항에서 환적됐다고 보도했다.당초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인천과 포항이 북한산 석탄의 최종 목적지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번에 연례보고서 수정본을 통해 한국이 북한산 석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중간 환적지로 정정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은 러시아 사할린 남부 홀름스크항을 거쳐 한국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선박인 릉라2호와 을지봉6호, 은봉2호, 토고 깃발을 달았던 유위안호는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에 북한 원산과 청진에서 석탄을 실어 러시아 홀름스크항으로 이동했다. 이후 이 석탄은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글로리호 등에 실려져 3국으로 이동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스카이엔젤호는 지난해 10월2일 인천에 도착했다. 또한 리치글로리호는 지난해 10월11일 포항에 도착해 5000t의 석탄을 정박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특히 보고서에는 포항에 도착한 리치글로벌호와 관련해 석탄 가격의 경우 t당 65달러로 모두 32만5000달러(3억6700만원)라는 금액까지 드러났다. 전문가패널이 별도로 공개한 선적 서류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은 홍콩의 '콜 이머지 리미티드 가 수출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최종 목적지(final destination)는 포항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연례보고서 수정본에서 포항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환적지로 표기되어 있다. 보고서 내용과 선적 서류가 서로 다른 것이다.앞서 전문가패널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산 석탄의 최종 목적지로 포항을 명시됐다. 하지만 이번 수정본에서는 환적지로 정정됐다. 이와 관련해 VOA는 북한산 석탄이 인천과 포항을 거쳐 다른 나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고서가 수정된 경위에 대해서도 패널 측의 실수인지, 한국 정부 등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대북제재 이행에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부서에서 해당 사실을 조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적지 등으로 변경된 경위 외교부 차원의 조사 이후에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은 판매는 물론 운송도 금지됐다. 이에 따라 환적 역시 금지된 사항이다. 앞서 안보리 전문가 패널은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들이 다양한 회피 기술과 위조문서, 제3국 환적,선박자동식별장치(AIS) 조작 등을 통해 석탄을 통해 거래됐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북한산 석탄 거래에는 중국과 홍콩, 호주, 영국, 버진아일랜드 등에 등록된 여러 위장 회사들이 관여했다고 지목한 바 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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