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흔든 트럼프 '美 무역통상 최대의 적'(종합)

푸틴과 회담 전 발언 파장…"경쟁적이라는 뜻" 해명러에 北비핵화 협조 구할 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루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통적으로 미국의 최대 우방인 유럽연합(EU)을 '적(適)'으로 규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공개된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EU)이 교역에 있어 우리에게 하는 것을 보면 EU는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대 적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EU에 대해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는 어떤 면에서는 적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적이며, 그들은 확실히 적이다"고 덧붙였다.영국을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스코틀랜드 남부 텐베리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화 골프리조트에서 14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EU와의 통상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최근 유럽산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고, EU는 이에 대해 28억 유로의 보복 관세를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맞서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미국과 EU의 무역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트럼프는 또 "그것(적이라는 표현)이 그들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들이 경쟁적(competitive)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된 후 트위터에 "미국과 EU는 가장 친한 친구"라며 "그 누구든 우리(EU와 미국)가 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트럼프는 이번 유럽 순방길에서 가는 곳마다 돌발 발언으로 유럽 국가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로 합의한 분담금 규모를 "이보다 더 증액하라"고 압박한 것이 시작이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 대해선 "러시아의 포로"라고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정책 노선 변경으로 영국 내에서 위기를 맞은 테레사 메이 총리를 향해서는 "(브렉시트) 협상이 나쁘게 진행되고 있다. EU와 완전히 결별하라"고 밝혀 영국을 뒤흔들었다. 또 그는 메이 총리에게 EU를 고소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언론들은 '유례없는 내정간섭'이라며 트럼프에 대한 비난을 쏟았다.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정상회담을 위해 15일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이튿날 통역만을 대동한 일대일 회담으로 시작해, 측근들이 참석하는 업무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두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이번 회동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미국에 있는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기소한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소된 러시아군 정보요원들이 최근 논란이 된 영국에서의 신경제 독살 사건과도 관련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란 제재,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북한 비핵화는 최상위 의제는 아니지만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와 인터뷰에서 "나는 낮은 기대를 걸고 임한다"면서 "높은 기대를 하고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