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경기 하남 광주향교(하남 하사창동 257번지) 근처에서 고려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창고 건물터 유적이 나왔다. 27일 중부고고학연구소에 따르면 정면 열여섯 칸, 측면 세 칸짜리 창고 건물터(가로 47.6m·세로 6.7m)다. 이 유적의 북쪽과 남쪽에서는 아직 전체 모습이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건물터도 발견됐다. 북쪽 건물터는 가로 29.7m, 남쪽 건물터는 가로 35.5m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건물이 이렇게 좁고 길쭉하면 대부분 중심 건물을 둘러싼 회랑이거나 창고"라며 "회랑보다는 폭이 넓은 듯하다. 동네 이름이 하사창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창고로 판단된다"고 했다. 하사창동에는 쌀과 소금을 보관하던 창고인 사창(司倉)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곳 옆에는 한강으로 통하는 지류인 덕풍천이 흐른다. 남한산성에 보낼 보급품을 보관하던 곳으로 추정된다. 팔당댐 근처에 있던 나루터인 창모루에 물산을 모은 뒤 작은 배를 통해 광주향교 인근 창고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 이 곳에서는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건물터 유적이 중첩된 형태로 나타났다. 기와·도기·백자·분청사기 조각 등이다. 장식기와인 치미 조각과 조선 화기 승자총통(勝字銃筒)도 나왔다. 총통에는 '만력계미구월일 승자오근십일량(萬曆癸未九月日 勝字五斤十一兩)'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다. 만력은 명나라 신종(재위 1572년∼1620년)의 연호이며, 계미년은 1583년이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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