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스승의날]선물 안 주면 차별? 눈치보는 부모

어린이집 교사들은 청탁금지법 적용 안 받아…온라인서 정보 교류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다섯 살짜리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최모(35·여)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선물을 살지 말지, 선물을 산다면 금액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등을 생각하느라 거의 하루를 다 허비했다.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선물' 때문에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다.가장 골머리를 앓는 이들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다. 최씨는 "어린이집에서 '선물을 받지 않겠다'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이라도 보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어서 애매한 상황"이라며 "15일 오전에 아이를 등원시키면서 다른 부모들이 어떻게 하는지 분위기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초·중·고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에 속하는 공공기관에 적용된다.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을 따르기 때문에 모든 교사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된다. 어린이집의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 또는 누리 과정을 운영하는 곳의 원장은 적용 대상이지만 교사들은 적용받지 않는다.어린이집으로부터 스승의날 선물을 안 받겠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받아도 학부모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한 명이라도 선물을 주면 '우리 아이만 차별받을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서다. 실제로 한 지역 '맘카페'에는 지난 4일부터 스승의날 선물 관련 질문 글이 1000개 넘게 올라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학부모들 사이에 눈치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네 살짜리 딸을 민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정모(41)씨는 "아이네 반 학부모 12명이 함께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이 있는데 한 엄마가 며칠 전 '선물하시는 분 계신가요?'라고 묻자 2명 외엔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며 "나도 대답하진 않고 작은 선물 하나를 사뒀다"고 털어놨다.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방법까지 공유되기도 한다. 15일에 보낸 선물은 일괄 반송하는 경우가 있으니 14일이나 16일에 따로 주면 된다거나, 교사에겐 알리지 않고 아이 가방에 몰래 넣어두거나, 돌려주기 어려운 카카오톡 기프티콘을 보내면 된다는 식이다.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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