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해빙 본격화] 문 대통령, 中心 녹였나…'현대차 좋아' 호평 줄이어(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둘러보다 현장 직원의 셀카 요청에 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빠르게 해빙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반한 감정을 부추겼던 중국 언론들의 논조가 최근 며칠새 '친한'으로 급반전한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의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각종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현대차를 지지한다" 등의 반응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경제계는 양국간 협의 채널이 전면 재가동되는 것에 힘입어 민간 차원에서부터 실질적인 '사드 봉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中 언론 '친한'…소비자도 현대차 지지= 18일 중국 포털사이트 왕이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등에는 사드 초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중국의 민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현대차 충칭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찍은 사진과 관련 기사는 여전히 높은 클릭수를 자랑하면서 '支持現代汽車(현대차 지지해요)' '好!現代汽車(현대차 좋다)' '現代汽車品質好(현대차 품질 좋다)' '(문 대통령) 歡迎(환영합니다)' 등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문 대통령이 서민 식당에 방문해 아침 식사를 한 데 대해 '문재인 메뉴'를 따라 주문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놀이도 이어지고 있다.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는 사드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올해 초와 비교하면 급반전한 셈이다. 당시에는 한국 기업이나 제품 관련 글에 '한국으로 돌아가라' 등 악의적인 댓글이 주를 이루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드러냈다.현지 언론도 한국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당 기관지인 충칭르바오는 17일 "올들어 21개 한국기업이 충칭에 투자를 했다"면서 한국 기업을 충칭 제조업 성장의 주력군으로 꼽았다. 이 신문은 올해 충칭공장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등을 소개하며 이들 기업을 통해 충칭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사드 여파로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올해 중국에서 고전한 현대차그룹은 문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 방문으로 판매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충칭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에게 "(현대차) 중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기 바란다"며 격려했다. 현지 관계자는 "그동안 판매 부진으로 침체됐던 현지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진작됐다"고 평가했다.한·중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중국 소비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오전 10시 4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장보다 1.59% 오른 31만8500원을 기록했다. 대표 면세점 종목인 호텔신라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2.11% 오른 8만7100원까지 올랐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3박4일간 방중을 통해 한중관계 회복과 관광 증대라는 결과물을 가져왔다"며 "면세와 화장품 등 중국 소비 관련 모멘텀에 주목할때"라고 분석했다.◆中 사드 보복 대표 사례 배터리, 훈풍=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제외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 협의를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최근 발표한 제11차 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목록에도 빠졌다. 165개의 신차와 40개의 부분 변경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산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중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인 LG화학과 삼성SDI의 가동룔은 한 때 10%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 초부터 중국 현지 배터리 팩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지난해 발표한 셀공장 설립 추진도 보류된 상태다. 현재 한국 업체들은 효율이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개발을 마쳤다. 중국 업체들이 효율이 떨어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력하는 만큼 사드 보복만 해제된다면 단숨에 중국 시장서 성과를 낼 수 있다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문제는 시간 싸움"이라며 "중국 업체들도 NCM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배터리 보조금 문제만 해결된다면 중국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둑판과 바둑돌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 중국 노선 회복 기대감= 사드 봉인 분위기에 항공업계도 중국 노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15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가시화된 이후 한중 정기 노선의 공급석을 10~15% 가량 줄여왔다. 항공사들은 동계 스케줄이 끝나는 내년 3월24일 이후로 운휴ㆍ감편해왔던 중국 노선에 대한 운항 재개를 검토 중이다.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당장 대규모 유커(중국인 관광객) 방한 계획은 확인이 안되지만, 최근 중국 노선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추후 기종 업그레이드나 증편을 통해 공급석 회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중국 부정기편 운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LCC관계자는 "중국 여행사의 수요가 확보된 된 뒤에나 부정기편 운항 재신청이나 운휴 노선 운항 재개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사드 보복 조치가 해소된 만큼 조만간 한중간 여객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투자 승인 기대= 전자업계 역시 보류됐던 중국 투자 승인을 기대중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3개월 이상 지연된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패널 공장 투자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미 투자가 늦어진 만큼 정부 승인이 떨어지는 만큼 즉각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드 문제로 인한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한중 정상 간 회담에서 가장 큰 경제적 실익은 '신뢰 회복'"이라며 "명확한 이유 없이 이뤄진 한국 업체들에 대한 사드 보복이 결코 중국 정부에도 실익이 없다는 것을 양국 간 공감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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