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 시대]①2017년 한국, 팝아트를 당기다

팝아트 전시회 봇물…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한자리에

로이 리히텐슈타인 '헤어 리본을 한 소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버트 인디애나, 여기에 리처드 해밀턴까지. 미국과 영국의 '팝아트'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다. 낯설지만은 않은 이 이름들에는 팝아트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지금 한국에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15일 미술계에 따르면 12월 들어 팝아트를 주제로 한 굵직한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우선 이날부터 서울 강남구 M컨템포러리에서는 '하이, 팝-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 전시회가 열린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버트 인디애나 등 미국 팝아트의 거장 다섯 명의 작품 160여 점이 공개된다. 팝아트 전시회로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이다. 널리 알려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헤어 리본을 한 소녀'와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연작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마커펜과 낙서'로 대변되는 키스 해링을 비롯해 '러브'로 유명한 로버트 인디애나, 회화와 조각을 결합한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작품도 한자리서 감상할 수 있다.팝아트는 이들이 활동한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번성했다. 하지만 그 시작은 1950년대 영국이었다. 리처드 해밀턴이 팝아트의 창시자로 꼽힌다. 흥미로운 것은 팝아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리처드 해밀턴의 전시회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 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리처드 해밀턴 개인전이다. 그는 전자제품이나 유명인사 등의 소재들을 반복하고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소비주의가 도래한 1950년대 영국 사회를 바라봤다. 신문에 실린 이미지도 작품의 밑바탕이 됐다.이처럼 팝아트의 명작들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일제히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올해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팝아트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팝아트는 누구나 살 수 있는 콜라, 수프 깡통, 과자, 만화 등 대량 생산된 제품들을 소재로 삼았다.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예술을 민주적이고 대중적인 영역으로 가져왔다. 리히텐슈타인은 "오늘날 예술은 우리 주위에 있다"고 했다. 예술은 더 이상 근엄하지 않고 대중들이 접근할 수 있는 쉽고 평등한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동안 우리를 짓눌러온 부당한 권위를 허물어 가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 역시 '팝아트적'이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