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 '족쇄' 푼다…정원감축 채찍서 자율개선 유도로

상위 60%까지 모두 자율개선대학 지정정원감축 권고 X, 일반재정 지원… 자율적으로 예산 활용대학재정지원사업도 간소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교육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정원감축 중심으로 '족쇄'처럼 대학들을 옭아맸던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전면 개정된다. 등급 구분을 3단계로 간소화하고 정원 감축 요구를 최소화하는 한편, 평가 자체에 있어서도 지역별 여건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예정이다.교육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추진계획(시안)'과 '대학 재정지원사업 개편계획(시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지나치게 정원감축에 초점을 맞춰 정작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의문이라는 지적을 반영했다.먼저 1단계 진단에서 교육 여건 및 대학 운영의 건전성,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학생 지원, 교육 성과 등을 기준으로 자율개선대학을 선정한다. 이 경우 권역별 균형도 고려된다. 일반대는 수도권, 대구·경북·강원권, 호남·제주권, 부산·울산·경남권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과거 전국 대학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평가해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제공=교육부)

자율개선대학은 상위 60% 내외로, 이들에게는 정원 감축 권고를 하지 않고, 이들에게는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일반재정이 지원된다. 기존에는 6등급 중 A등급(상위 16%)을 제외한 모든 대학에게 정원 감축을 권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교육부는 학령인구 급감 등에 대비해 2023년까지 대학 정원 16만명 감축 계획을 세웠다.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을 대상으로는 2단계 진단이 실시된다. 전공 및 교양교육과정, 지역사회 협력·기여, 재정·회계 안전성 등을 진단한 뒤 1·2단계 결과를 합산해 권역 구분 없이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Ⅰ?Ⅱ)을 선정한다. 다만 1·2단계 합산 결과에서 우수한 일부 대학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상향도 검토한다.역량강화대학에게는 정원 감축을 권고하고 대학 재정지원 사업 중 특수목적 지원 사업 참여를 허용한다.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Ⅰ·Ⅱ)은 정원 감축 권고와 함께 차등적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제한할 예정이다. 세부적인 정원 감축 규모는 미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총 2만2000여명 규모의 정원을 감축했다"며 "올해는 등급 구분이 변경돼 정원감축대학 비율 자체가 달라진만큼 총 정원 감축 규모는 2만명 이내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공=교육부)

한편 이번 진단 계획에는 평가 지표도 상당 부분 변경된다. 학교 법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법인의 법인전입금 또는 법인 부담 법정부담금 비율을 평가 지표에 넣었다. 또한 대학 내 각종 위원회 구성 등 구성원 참여·소통 계획도 평가해 대학 운영의 민주성을 진단한다. 그 밖에도 전임교원 및 시간강사 보수 수준, 고용안정성 등도 진단 항목에 포함될 예정이다.평가 운영 방식도 세분화된다. 기존에는 7~9명이 한 팀으로 10개 내외 대학의 모든 지표를 평가했지만 내년부터는 지표별 진단팀이 운영된다. 이들은 각 할당받은 대학들의 담당 지표만 집중 진단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일 예정이다.에이스(ACE)+, 프라임, BK21+, CORE, WE-UP 등 세부 단위 사업별로 진행됐던 대학재정지원 구조는 일반재정지원사업과 특수목적지원사업으로 추려진다. 또 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별도로 '국립대학 육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교육부는 다음달 1일 공청회를 거쳐 12월 중으로 진단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4~8월 중 1·2단계 진단을 거쳐 8월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3년간 일반 재정 지원 및 정원 감축 등이 적용된다.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원칙은 고등교육에도 적용돼야 한다"라며 "대학은 대학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가 상호 협력을 통해 고등교육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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