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인 광고 노잼! 일상 녹이니 잘먹히네

[벤처, 운명의 순간] 성지환 72초 TV 대표 인터뷰

웹드라마 오구실 조회수 1500만대박 공감 비결 키워드는 '일상'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 피키캐스트를 드나드는 20ㆍ30대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 72초TV. 이 스타트업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드라마를 제작하는가 싶더니 광고도 만든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까지 런칭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성지환 72초TV 대표는 "일상을 새롭고 재밌는 컨텐츠로 만드는 회사"라고 정의했다. 더 모호해졌다.72초TV가 만드는 핵심 컨텐츠는 몇십초 혹은 몇 분 내외 짧은 웹드라마다. '나는 오늘 식당에 갔다'로 시작하는 '72초 드라마', 30대 직장인의 연애사를 그린 '오구실', 20대 여성 두 명이 중고차 구매ㆍ티셔츠 환불로 투닥거리는 '두여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컨텐츠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일상'이다.성 대표는 "어떤 콘텐츠가 잘 먹힐까 하는 생각은 우리의 사고방식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보고싶은 게 어떤거지, 내가 잘 만들 수 있는 건 뭘까 이런 것을 고민했더니 공감과 인기가 자연스레 따라왔다"고 말했다. 오구실의 경우 누적 조회수 1500만을 돌파하고 KBS N, JTBC2 등 TV채널에도 특별 편성될 만큼 관심을 모았다.

사진=72초TV ‘오구실’ 캡처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시점에 72초TV는 수익구조 다양화로 차별화를 꾀했다. 성 대표는 "72초TV의 수익은 크게 미디어 콘텐츠 판매, 광고 판매, 영상물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브랜드 판매로 나뉜다"며 "광고 판매가 현재 가장 큰 수익모델"이라고 전했다.삼성전자, 이니스프리, CJ오쇼핑, 블리자드 등 72초TV의 주고객은 내로라하는 대기업이다. 성 대표는 "광고단가가 비싸서 그렇다"는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굴지의 대기업이 효과 없는 곳에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리가 없다. 72초TV가 만드는 광고는 일반 CF와 다르다. 광고라기보다는 흡사 드라마와 비슷하다. 주인공이 등장해 마치 에피소드의 일부인냥 제품을 만지고 홍보한다. 성 대표는 "제품과 그 이미지에 적합한 드라마를 매칭한다"며 "블리자드의 게임 광고는 복학생 생활을 다룬 '태구드라마'로 이뤄지는 식"이라고 했다. 직접적인 광고를 촌스럽다 느끼는 젊은층에게 72초TV의 광고는 세련되게 다가온다.성 대표는 "현재 광고로 얻는 수익 비중이 크지만 전략적으로 컨텐츠ㆍ브랜드 수익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72초TV는 최근 두 여자 IP를 활용해 패션 브랜드 DXYZ를 런칭했다. 두 여자의 컨셉트를 쏙 빼닮은 의류를 제작해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성 대표는 "일상이 드라마가 됐다가 그 드라마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구조"라며 "올해 말부터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본격적 마케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에는 CJ E&M과 손잡고 프랑스 칸 방송콘텐츠 마켓 '밉컴(MIPCOM)'에 참여해 72초TV의 포맷을 해외에 본격 수출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CJ E&M은 판매할 웹 콘텐츠가 없고 72초TV는 판매할 방법이 없던 차에 궁합이 잘 맞았다"며 "현재 유럽과 미국의 방송사ㆍ제작사로부터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