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문제 등 풀어할 숙제 많아, 이해당사자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관건
▲문재인 당선인이 9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제 19대 문재인 대통령의 보건의료분야 공약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이다. 공공의료기관을 확대하고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국민의 부담이 큰 비급여 항목을 축소하겠다는 데 있다. 의료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공공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공공적 목적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면 이를 적극 지원해 주겠다고도 밝혔다. 의료 분야는 돈벌이 수단보다는 공공성이 더 중요하다는 곳에 방점이 찍혔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무엇보다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기준모델인 '롤 모델'이 없는 상태이다. 적정 의료에 대한 기준치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기준점을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비급여를 축소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 것인지도 지켜볼 일이다. 문 대통령은 "고가의 검사비, 신약, 신의료기술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축소할 것"이라며 "건강보험 적용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 건강보험 재정 흑자는 20조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재정 흑자를 국민의 의료비 경감 쪽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신약 등에 대한 급여등재 절차에 대한 개편도 공약 중에 포함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이 난 신약의 경우 보험등재가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우리나라의 경우 약 601일에 이른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약 240일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긴 시간이다. 보험등재가 되면 국가 재정이 들어가는 만큼 비용 효과성을 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재 급여결정 시간까지 지나치게 많이 걸리는 부분은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의료분야는 이해당사자들이 상당히 많다. 공공의료기관 확대, 비급여 축소, 급여등재 절차 개선 등의 문제가 이익단체들의 의견과 충돌하면서 불협화음이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어떻게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면서 이 같은 개혁 작업을 이뤄나갈 것인지 문 대통령 앞에 놓인 숙제이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사무국장은 "공공의료기관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준이 될 만한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며 "적정진료 표준 모델을 만들어 지역별로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분야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본인 부담이 높다는 데 있다"며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비급여 항목 축소 등으로 이를 해결하는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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