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급감에 국내 관광호텔도 예약률 '뚝'오리온ㆍ농심 등 식품업계도 "中 사드 사태로 불똥 튈라"
초코파이는 중국에서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요우파이(好麗友ㆍ派)'로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외에 호텔, 식품업계도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됐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해 이미 계열사로까지 불똥이 튄 상태에서 사태 장기화시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이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투숙했던 국내 비즈니스호텔 등이 타격이 입고 있다. 명동의 A비즈니스 호텔은 지난해 7~8월 중국인 비중이 각각 25%, 23%였지만 사드 부지가 결정된 9월 이후부터는 12~13%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7%까지 급감했다. 또다른 4성급 호텔 담당자는 "지난해 3월 기준 중국인 비중은 20%였지만 12월에는 16%로 4%포인트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명동이 속한 서울 중구 내 호텔들의 평균 객실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60%라는 게 업계 공통된 평가다.중구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예전에는 거리에 단체 관광객을 실은 버스가 4~5대씩 길게 줄지어 서있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많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저가로 한국을 찾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소에 묵었던 1~3급 정도의 관광호텔들이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에서는 곳곳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실은 대형버스를 볼 수 있었지만 사드 논란이 터진 이후부터는 크게 줄었다.(사진=아시아경제DB)
중국에 진출한 국내 식품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부분 현지법인을 통해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중국 제과시장 2위인 오리온은 현재까지 사드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현지 6개 공장에서 초코파이, 오감자 등 메가브랜드를 비롯해 고래밥, 스윙칩, 자일리톨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다른 국내 업체들은 한류 붐을 타고 중국에 진출했지만,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첫 발을 내디뎠다"며 "중국 공장에는 1만3000여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90% 이상이 현지인일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거의 현지기업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사드 문제로 인한 영향은 아직 공유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오리온은 중국에서 2013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시대를 여는 등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오리온 초코파이는 '좋은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여우'파이로 중국인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며 파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제품 '초코파이 말차' 효과에 힘입어 오리온의 두 번째 '더블 메가브랜드'(연매출 2000억 원 이상 브랜드)에 등극하며 중국 법인의 성장을 이끌었다. 오감자는 2015년 사상 최초로 단일국가 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 출시한 망고맛 신제품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오감자는 연매출 2500억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오리온과 함께 중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국내 식품업체로는 농심이 있다. 농심은 이번 사드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 1998년 청도, 2000년 심양에 각각 라면 생산 시설을 갖추고 현지화했다. 특히 신라면이 중국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은 2014년 420억원에서 2015년 570억원, 지난해 750억원으로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농심 관계자는 "현지생산이다보니 수입 검역 기준 강화 등에 따른 제약에서는 영향권 밖"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 전부터 현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중국 관시문화에도 적응한 터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농심 브랜드에 대해 많이 친숙해있는 상태"라며 "국내 식품에 대해 불매운동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보기는 힘들어 현재로서는 추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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