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주사 전환, 호텔 IPO로는 자금부족…계열사 분할·합병할 것'

SK증권 '호텔롯데 적정가치 11조원 수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필요한 자금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조달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계열사 인적분할 및 합병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손윤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호텔롯데가 지주사가 된다는 가정 하에 계열사들이 상호 보유한 지분의 상당부분을 호텔롯데가 인수할 경우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SK증권은 호텔롯데의 적정가치가 11조원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추진 당시 제시했던 공모가의 하단이다. 적정가치 11조원의 25%를 신주로 공모한다면 확보 가능한 현금 규모는 2조9000억원 수준.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67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하는데, 계열사 지분을 직접 매입하기엔 부족한 금액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의 인적분할과 합병을 예상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롯데그룹은 당연히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호텔롯데가 매입해야 할 지분을 최소화하고 각 계열사의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호텔롯데가 각 계열사의 지분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호텔롯데가 계열사 지분 매입 과정에서 부담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을 각각 사업 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이후 각 사업회사의 대주주 지분을 각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하고 3개의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것을 예상한다"고 밝혔다.그는 "롯데그룹의 경우 대주주가 주요 계열사에 대해 확보하고 있는 지분의 규모가 상당히 커 인적분할 및 합병 의사결정에서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발행주식의 1분의3 참석, 참석의결권의 2분의3 찬성)을 맞추기가 쉽다"면서 "기업분할을 통하지 않고 직접 합병을 할 경우에는 대규모 주식매수 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각 회사가 인적분할하고 각 사업회사의 대주주 지분을 각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한 다음 투자회사들간 합병하면 주식매수 청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대홍기획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제과 지분 3.27%가 문제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손 애널리스트는 대홍기획이 이 지분을 대주주 혹은 호텔롯데가 직접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 필요한 자금은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호텔롯데의 적정가치를 11조원으로 평가한 데 대해서는 면세사업부의 업황 악화를 이유로 꼽았다. 손 애널리스트는 "국내 면세점 사업은 2015 년부터 다수의 신규 사업자가 진출한 가운데, 주요 고객인 중국인의 입국이 과거 대비 둔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면세점 사업권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사업이 지속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아도 됐지만 2016년 롯데 잠실 면세점 사업권이 연장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과 같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해외 쇼핑몰, 호텔, 면세점 진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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