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미국과 중국이 마찰을 빚고 있지만 무역전쟁으로 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재무부는 매해 4월과 10월에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는데, 오는 4월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글로벌 경기와 교역이 또 다시 찬서리를 맞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나 서로에게 맹공을 퍼붓는 무역전쟁으로 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45%의 관세를 매기면서 공격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한편, 중국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대해 제소할 경우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문제는 판결까지 너무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TO 절차상 60일간의 양자협의 기간 이후 규정 위반 여부를 판정하는 조정절차에 들어가는데, 1심, 2심 판결까지는 각각 최장 1년 6개월, 1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에 승소한다 하더라도 미국이 항소할 수 있고, 또 그동안 미국이 다른 법안을 이용해 중국에 새로운 명목의 무역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중국으로서는 장기전을 준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외환보유액 감소세를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중국의 1월 외환보유액은 전월보다 123억 달러 줄어든 2조9982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2 조6000억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어 그렇게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미국과의 이번 무역마찰로 1980년대 일본과 같은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현재 중국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과거 일본보다 훨씬 낮다는 이유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수출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맞게 되겠지만, 오히려 위안화 가치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로의 수출은 그렇게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중국은 외환보유액 유지에 만전을 기하면서 미국의 ‘때리기’에 대응해 버틸 체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중국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구조 변화를 지향하면서 GDP에서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중국은 내수시장의 파이를 키우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중국 경제에 그나마 ‘악재 중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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