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 [사진=코바나 콘텐츠]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르 코르뷔지에(1887-1965)는 스위스 라쇼드퐁 태생의 프랑스 화가이자 건축가다. 그는 대규모 공동주택(아파트)을 최초로 고안해 낸 현대건축의 아버지다. 어린 시절 화가를 꿈꾸던 그는 2차 세계대전과 산업혁명 이후 ‘도시에 몰려든 사람들이 편안히 살 수 없을까?’하는 단순한 고민을 시작했다. 저비용, 작은 공간으로도 충분히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현대 아파트를 창시해 20세기 주거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6일~2017년 3월26일)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르 코르뷔지에 재단이 기획한 세계 최대 규모(500여점)로 드로잉, 회화, 모형 등 미공개 작품 140여점이 포함된다. 그의 전 생애의 걸친 작품을 전시한 가운데 섹션4~5에서는 주 활동시기인 1920~50년대를 다룬다. 피카소의 입체주의에 대항하는 ‘순수주의’를 창시한 그는 화려한 장식보다 본질을 추구하고자 했으며 현대건축의 기틀을 마련한다. 이어 전쟁으로 무너진 서민들의 삶을 건축으로 되살리고자 대규모 공동주택을 만들고, 곧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인류에 큰 공헌을 하게 된다.
르 코르뷔지에 전시장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르 코르뷔지에 전시장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르 코르뷔지에의 본질을 향한 탐구정신은 생애 마지막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마지막 생애를 니스의 캅 마르탱 휴양지에 지은 작은 4평(16㎡)짜리 오두막집(카바농)에서 보내며 ‘4평이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더 할 것 없는 완전한 공간의 본질을 제시했다. 그는 “집은 살기위한 기계다, 오직 사람이 중심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전시장 마지막 섹션8에서는 이를 그대로 복원해 관람객이 직접 그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복원한 카바농 창문 너머로는 그가 바라보던 지중해를 영상으로 재현했다. 윤혜정 큐레이터는 “국내 흔치 않은 건축전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사상을 알 수 있게끔 구성했다. 특히 카바농은 전 세계적으로 한 채만 복원할 수 있으며, 이탈리아 장인들이 직접 설치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카바농 4평짜리 방은 아늑하다. [사진=김세영 기자]
한편, 이번 전시는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한 특별전이기도 하다. 르 코르뷔지에 개인의 건축물이 한 번에 열일곱 개(7개국·롱샹 성당, 도쿄국립서양박물관 외)가 등재된 사례는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 후 열리는 첫 대규모 전시이기도 하다.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는 “당초 전시는 3년의 기획 과정을 거쳤으며, 유네스코 등재 이후에는 기존 300점에서 500점까지 규모가 늘었다. 뉴욕, 프랑스, 서울 기획자들의 협업으로 큰 프로젝트가 되었다”고 전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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