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시대]경기불황 속 깐깐한 소비…10명 중 9명 '브랜드만 보고 구매 안해'

다양한 정보 고려 후 구매성향 여성소비자 높아브랜드 영향력 감소 응답 28.8%…20대는 32%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브랜드의 시대가 저물고있다. '메이커'라고 불리던 브랜드 이름이 큼지막히 박힌 상품은 수년전만해도 부(富)의 상징으로 여기며 선망의 대상이었다. 용돈을 한푼 두푼 모아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품에 안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최근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합리적인 소비가 늘면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따져본 뒤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상품을 골라담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소비자 10명 중 9명(89.8%)은 브랜드가 좋아도 무턱대고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브랜드라고 해서 무조건 구매하기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고려한 후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 이런 경향은 남성(86.4%)보다는 여성(93.2%) 소비자가 훨씬 강했다. 응답자의 92.1%는 브랜드 외에도 고려할 정보가 많다고 생각했고, 브랜드보다 기능과 성능, 품질 등의 정보를 따지고 구매해야 인정을 더 받는다는 인식도 76.9%에 달했다. 전체 10명 중 6명(60%)은 개인이 얻는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브랜드 자체가 갖는 후광효과가 적어질 것이라고도 여겼다. 특히 20대 젊은 소비자(64.8%)는 이같은 인식이 더 컸다. 브랜드 영향력의 변화에 대해선 절반 정도(48.4%)가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향력이 감소한 것 같다는 의견은 27.8% 증가해, 브랜드 영향력이 컸졌다는 답변(23.8%)보다 우세했다. 브랜드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시각은 20대(32%)가 많았고, 50대(26.8%)는 브랜드의 영향력을 더 중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에서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굳이 브랜드를 따질만한 제품이 아니거나(45.5%, 중복응답), 싸고 현명하게 구입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서(43.9%)인 것으로 조사됐다. 브랜드보다는 품질 자체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41.7%)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도 많았다. 특히 20대의 경우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면서 만족감을 얻고 싶다는 답변이 49.2%에 달했다. 50대는 브랜드보다 품질자체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46%)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밖에도 ▲브랜드 제품을 고려할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다(37.6%) ▲요즘 제품들은 상품성 자체에 큰 차이가 없다(37%) ▲잘 알려진 브랜드라고 제품이 더 좋은 것 같지는 않다(29.6%)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한다(28.9%)는 의견도 나왔다.이처럼 브랜드의 영향이 줄어든 것은 소비자의 정보습득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응답자의 88.4%는 물건 구매할 때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서비스 내역을 파악하는 것을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정보를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느니, 조금 더 비싼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은 15.9%에 불과했다. 더 이상 브랜드의 이름값만으로 소비를 하지는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적극적인 상품 정보 습득은 평상시 습관적으로 이뤄졌다. 85%의 응답자가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관심이 생기는 정보들은 잘 기억해 두려고 노력했고, 관심이 있는 정보는 메모하거나, 정리해두는 소비자도 64.2%에 달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제품구매 및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들을 꼼꼼하게 살피다 보니, 브랜드의 중요도는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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