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광고 규제·수수료 갈등 심화인기BJ들 결별 선언·유튜브로 이동기관 주도 4거래일 새 시총 10% 증발일부선 '제2 싸이월드' 전락 우려도[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인터넷방송 플랫폼 업체 아프리카TV가 인기 브로드캐스팅 자키(BJ)의 '엑소더스(대탈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4거래일만에 시가총액의 10%가 증발했고 사용자들 사이에서 '제2의 싸이월드'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최근 4거래일 동안 주가가 15.3% 급락했다. 3000억원 수준이던 시총은 2700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기관이 아프리카TV 주식 5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닥 전체 기관 순매도 순위 8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내고 승승장구하던 주가가 급격히 꺾이는 분위기다. '먹방'과 '쿡방'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국내 인터넷 방송 문화를 선도해온 아프리카TV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발단은 아프리카TV가 지난 14일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BJ대도서관과 그의 아내인 BJ윰댕에 사전신고 없이 상업방송을 했다며 7일간의 방송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부터다. 하지만 이들은 아프리카TV의 제재가 모호한 규정을 통해 내려졌다며 반발했고, 앞으로 타 플랫폼인 유튜브에서만 방송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전날에도 '먹방' 콘텐츠로 유명한 BJ밴쯔마저 아프리카TV와 결별을 선언했고, 다른 인기 BJ 역시 아프리카TV를 비판하는 방송을 잇따라 내보내는 등 대립 분위기가 멈추지 않고있다.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 있어 콘텐츠 공급자인 BJ는 없어선 안될 존재다. BJ는 콘텐츠로 트래픽을 유발하는 시청자를 끌어 모으며 이는 광고매출과 직결된다. BJ가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전자화폐인 '별풍선' 등을 통한 수익은 아프리카TV 전체 매출의 75%(올해 2분기 기준)를 차지한다. 나머지 25%는 광고 매출인데 이마저도 BJ들이 출연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당 부분 기여한다. 아프리카TV에 있어 가장 큰 실적리스크는 BJ의 이탈이다. 사실 이 같은 구조를 인식한 아프리카TV는 그동안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며 대응해왔다. 그 중 하나가 2014년 시작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이다. MCN이란 1인 창작자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마케팅, 저작권 관리, 유통 등을 지원ㆍ관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BJ의 소속사다. 아프리카TV 측은 MCN을 통해 인기 BJ를 묶어둘 수 있고 BJ입장에서도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관리 및 유통, 플랫폼 업체와의 좋은 관계 유지, 광고 출연 등을 쉽게 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아프리카TV가 BJ들이 만드는 콘텐츠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광고주가 BJ에게 직접 광고를 제의하고 BJ가 이를 토대로 상업적 방송을 하면 아프리카TV가 이를 제재하는 방식이다. 아프리카TV에 신고하고 광고수익의 일정액을 호스팅비(수수료)로 내면 문제가 안 된다. BJ들의 생각은 다르다. BJ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가 개인에 들어오는 광고에 대해 800만~1000만원에 달하는 송출비를 요구했다"며 "나에게 들어온 광고를 내가 방송하는데 왜 플랫폼 업자인 아프리카TV에 돈을 줘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부 BJ들은 개인방송 시간을 뺏겨가며 아프리카TV가 요구하는 쇼핑몰 방송이나 행사에 억지로 나가기도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일반 BJ에게 40%, 베스트 BJ에겐 30%, 파트너 BJ엔 20%의 별풍선 수수료를 떼간다. 한 게임방송 BJ는 "잘못 보이면 파트너BJ나 베스트BJ 등급이 해제될까봐 하기 싫은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시청자로 하여금 유료결제와 광고시청 등의 상황에 자주 노출시킨다는 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아프리카TV 측에서도 억울한 측면은 있다. 개인광고 진행시 부적절한 광고가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있어서다. 그동안 BJ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됐을 때 이를 감싸온 것도 아프리카TV였다. 그러나 수익 구조를 BJ에 점차 불리한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시청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현재 아프리카TV에 닥친 가장 큰 위기다. 경쟁업체는 이와 다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동일한 플랫폼인 유튜브는 BJ에 대한 광고ㆍ수익 활동에 아무런 규제가 없다. 더욱이 유튜브는 최근 동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와 전문 촬영진을 무료료 제공하는 방식으로 BJ를 끌어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도 최근 새로운 개인방송 서비스인 '페이스북 라이브'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증권사 한 IT담당 연구원은 "2000년대 시총 1조원대 중반을 넘으며 IT업계를 호령하던 싸이월드가 무리한 유료결제 요구와 플랫폼 다변화 실패로 지금은 30여명 남짓의 벤처기업으로 전락했다"며 "아프리카TV가 이를 반면교사 삼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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