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긴박했던 12시간

한미 당국과 긴밀한 협의 '고객 안전 최우선 고려'…'생산관리 시스템 개선 계기' 전망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아직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11일 오전 7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교환품의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대응은 긴박하게 이뤄졌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번 사안은 10일 오전 10시25분께 언론 보도를 통해 쟁점으로 부각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협력사 관계자의 얘기를 전하는 형식이었다.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는 아니었지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일부 배터리 불량에 따른 갤럭시노트7 전량교환을 결정한 뒤 계획된 일정대로 교환과 재판매를 진행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교환 제품에서도 일부 소손(燒損) 현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공장 등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공장의 잠정 생산 중단 소식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 이동통신 3사에서는 삼성전자로부터 특별히 통보받은 게 없으며 갤럭시노트7 기기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향후 대응에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업계 관계자가 전한 갤럭시노트7 잠정 중단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거래소는 생산 중단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 조정이 있는 중"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런 소식은 10일 오후 3시30분께 언론에 알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공급량 조정'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황이 급박하게 흐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로 10일 오후 시간부터 공식 판매 중단 발표가 이뤄진 11일 오전 7시까지 대략 12시간 동안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책 발표를 준비했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판매 중단 발표는 그룹 차원의 논의를 통해 결정될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한국의 국가기술표준원, 미국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과도 긴밀한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 노트7을 사용하고 계신 고객 여러분들을 위해 사업자, 거래선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타제품으로의 교환과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르는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이른 시간 내에 세부 내용을 결정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판매 중단 발표가 나온 직후 미국 CPSC 엘리엇 케이 위원장은 "합당한 조치"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에 앞서 CPSC 측과도 협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다시 갤럭시노트7을 둘러싼 악재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제적인 대책을 내놓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이익 방향성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 부문의 제품 개발, 품질 관리와 부품 공급망을 새롭게 점검·보완하면 내부 생산관리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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