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기상청 '주민 동의 없이 엑스밴드 설치 안해·지진 대응 개선할 것' (종합)

여·야 기상청 질타 한목소리

▲기상청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대회의실 모습.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금보령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야당 소속 의원들과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만 참석한 30일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지난 경주 지진 이후 미흡했던 기상청의 지진 대응에 대한 질타가 가장 먼저 있었다. 아울러 설치될 위치 선정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는 '엑스밴드 레이더(X-band Radar)'와 민간용역업체 '케이웨더'와의 부적절한 계약도 논의됐다.◆미흡한 지진 대응 도마 위=환노위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난이나 위기 상황 발생 때마다 정부가 제대로 못해서 국민이 더 불안해한다"며 "국민안전처 지진대응시스템, 국가정보원, 국토교통부와 기상청 간 공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에서 안전지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안전처와 협조 관계를 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진 대피 요령은 안전처 소관이라고 하는데 국민은 누구 소관인지 알 필요 없이 대피 요령을 정확하게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5.8 지진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홈페이지가 다운돼 더 답답해했다"며 "기상청에서 통신사로 바로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확정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고윤화 기상청장은 "방침은 확정됐지만 언제 할 수 있는지 법적인 문제가 있어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청장은 "큰 지진이 났을 때 경황이 없는 부분이 있다"며 "전면적으로 재조사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큰 규모 지진을 경험해보지 못해 미처 준비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변명인 것 같아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엑스밴드 레이더' 주민 동의 없이 진행 못해=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아울러 현재 기상청이 추진 중인 엑스밴드 레이더(X-Band Radar) 설치와 관련해 주민 동의 없이는 예산 배정을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홍 위원장은 "예산 48억원이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국민 세금을 그렇게 물 쓰듯이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엑스밴드 레이더에 관해서는 동의 없이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충분한 동의를 구하고 이번 레이더 설치가 획기적인 기상 보도를 할 수 있는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고 청장은 "꼭 필요한 장비라고 생각해서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도시 지역에서의 주민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약속하겠다"고 말했다.국내 설치를 위해 논의 중인 엑스밴드 레이더의 위치가 국회에 보고한 것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수도권 서쪽 인천, 김포, 안산에 원래 설치 예정이라고 했었는데 국회에 보고도 없이 최종적으로 김포가 평창으로 안산이 기상청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강 의원은 "9월30일자 업무 보고에 이제 서야 서울 2개소로 정보가 바뀌었다"며 "기존에 보고하던 내용과 확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도상으로 봤을 때 서쪽에 수직으로 설치하려던 게 수평으로 국토 횡단으로 됐다"며 "엄청난 변화인데 그걸 (기상청장도 몰라서) 확인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국회에 대놓고 청장님이 속이신 것인지, 허위보고를 하신 것인지 의문"이라며 "주민들에게도 끝까지 이해를 시켜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엑스밴드 레이더 설치 목적은 서해안의 기상을 관측해 국내 기상 예보를 더욱 자세히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레이더 위치가 국회에 보고도 없이 가로로 바뀌게 됐다. 최종적으로 김포 가현산에서 평창 황병산으로, 안산 황금산에서 기상청으로 설치지점이 변경됐다. 한 의원은 "일본의 경우 높은 위치가 없는 곳에 하기 위해 산이 높은 지역으로 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도시 중간 중간에 아파트가 있어 설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외 사례는 대부분 주거 지역이랑 조금 떨어져 있는데 국내는 그렇지 않다"며 "국내 사례와 해외 사례를 더불어 유해성이 없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보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고 청장은 "인체 유해성 여부는 자료로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보고서의 잘못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고 해명했다.◆민간업체 '케이웨더' 엉터리 계약 의혹=기상청과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와의 관계도 지적 대상에 올랐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케이웨더가 기상청에 장비나 용역을 납품한 것이 334억원 정도다. 이는 전체 계약 중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이중 3년전 케이웨더로부터 구입한 항공기상장비 '라이더'가 계속 고장을 일으켰고 엉터리 계약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 의원은 "이밖에도 케이웨더는 기상청에 여러 이권에 개입하는 등 민간업체로서는 부도덕한 일을 벌여왔다"며 "자격을 제한하는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고 청장은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곧 발효될 것 같다. 제재에 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르겠다"고 답변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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