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건설안전CEO 간담회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조은임 기자]"건설현장 사고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원청업체가 1차 협력업체는 물론 2·3차업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건설사 CEO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주문했다. 잇단 건설현장의 대형 사고로 인명피해가 늘자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 장관은 특히 10대 건설사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현장을 중심으로 큰 사고가 늘어났다며 CEO가 직접 현장의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간담회에는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곽선기 서희건설 사장,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사장이 참석했다.이날 자리는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해진 데 따라 마련됐다. 산업 전반에 걸쳐 사망사고가 줄어드는 가운데 건설업종의 경우 여전히 전체 사망사고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데다 올 들어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사망사고가 크게 늘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사망사고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고용부는 "건설업계 안전 분위기를 주도해야 할 50대 건설사의 사망자는 지난달까지 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면서 "50대 업체 가운데 16곳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를 포함해 두산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KCC건설, 효성, 우미건설, 삼환기업, 극동건설, 화성산업, 서브원 등이 사망사고가 늘어난 곳이다.현장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지만 해마다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이달 10일 김포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는 화재로 6명이 죽거나 다쳤고 지난 6월 남양주에서는 전철공사 폭발로 사상자 14명이 나왔다.특히 구조물에서 떨어지거나 건설기계에 부딪히는 재래형 사고가 전체 사망사고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아 비계설치 중 떨어져 죽거나 작업 전에 환기를 실시하지 않고 작업감시자가 배치되지 않아 아스팔트 공사중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최근 있었다. 기본 수칙만 지켰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란 얘기다. 이 장관은 "결국 핵심이 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지켜지고 있는 건지, 안전시설이 기본적으로 설치되고 있는 건지 책임의식을 갖고 되짚어 봐야한다"고 당부했다.지난 6월 있었던 남양주 사고를 현장감독한 정부는 상당수 안전보건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점을 확인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는 등 안전보건조치가 제대로 돼있지 않고 화학물질 관리실태도 불량한 점을 적발했다. 또 원ㆍ하청간 순회점검을 하지 않거나 관리감독자의 안전관리 활동이 형식적이라는 점,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협력업체 책임자가 현장에 상주하지 않는 점도 적발됐다.이날 간담회에 온 건설사CEO들은 사장 직속 안전보건 관련 조직을 만들거나 CEO현장경영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들고 나왔다. 협력업체간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관련교육을 확대하는 안도 거론됐다.이 장관은 "빠듯한 공기일정을 맞추기 위해 동시작업이 많은 재해를 낳는 만큼 발주처나 시공사의 공기연장 요청이 있으면 안전하게 순서대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사망재해가 생기면 본사에 대한 특별감독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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