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안돼 공사중단' vs '과태료·사업제한'..접점 못찾는 서울 첫 경전철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 공사가 중단된 것과 관련해 시가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서울시가 시행하는 모든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5일 시는 자료를 내어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시민불편을 볼모로 공사를 중단한 포스코건설 등 10개 출자사에 가능한 한 법적ㆍ행정적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재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관련규정에 따라 시는 공사재개 감독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과태료는 첫회 500만원, 2회 이상부터는 1000만원이다.앞서 서울시와 포스코건설 등 10개 출자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등을 둘러싸고 협의해왔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출자사들은 이날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이 사업은 현재 공정률 88%로 지난 4월부터 일부 구간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다. 시에 따르면 출자사 10곳은 도시철도 개통 후 운영중 사업손실이 예상되자 시와 맺은 협약을 해지하는 한편 금융권에서 조달한 자금에 대해 서울시에서 보증을 서주길 요구했다.시 관계자는 "이 같은 요구는 관련 법령이나 협약서와 정면 배치되는 무리한 요구"라며 "민간사업자 책임인 금융권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이유로 공사중단이 계속된다면 시민불편 등 공공피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 사업단 관계자는 "대주단에서 1년 안에 사업을 재구조화하는 조건을 달고 돈을 빌려줬는데 시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운행기간이나 요금 등 서울시의 요구를 수용했는데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로선 자금을 확보할 수 없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양측의 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자사들은 당시 공기연장과 추가사업비 반영을 요구했고 이듬해 정부 조정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는 받아들인 반면 민간사업자는 부당하다며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양측은 2014년 9월 26.5개월 공기연장, 사업재구조화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한 후 공사를 재개했다.이후 민간사업자가 사업재구조화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운영비 등 자료가 부실했고 수요를 임의로 가정해 당시 논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이후 금융권 자본인출이 원활치 않자 지난 4월 운영중 손실 발생으로 CDS를 전액 소진했을 때 타인자본 원리금 상환과 부족운영비를 서울시가 책임진다는 확약을 요구했다. CDS는 운영 시 적자를 볼 때 대출원리금을 갚고자 출자사가 보충해야하는 자금이다.앞서 지난 6월에는 공사가 끝난 부분에 해당하는 327억원의 건설보조금을 지급해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은 모면했다. 시는 "민간투자사업은 설계, 건설, 운영, 재원조달의 책임이 전적으로 민간사업자에 있다"면서 "스스로 자금조달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불성실하고 무책임하게 사업손실만을 운운하며 모든 책임을 시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인출이 안 된 건 운영손실을 우려한 대주단이 출자사에 CDS 710억원을 추가로 요구했으나 출자자가 이를 거부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자금조달을 둘러싸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데다 그간 협의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앞으로도 접점은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관련 행정제재와 함께 건설보조금 가운데 이미 투입된 3298억원에 대한 이자비용, 개통지연에 따른 사회적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검토에 나섰다. 서울시는 "비도덕적 행태"라며 "법령과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사업단 관계자는 "시와 협의하면서 신뢰관계가 무너진 만큼 계약을 해지했을 때도 지급금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로선 무턱대로 공사를 진행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우이~신설 경전철사업은 총 연장 11.4㎞, 정거장 13곳, 차량기지 1곳을 짓는 사업으로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 적용됐다. 30년 무상사용이며 총 사업비는 8146억원, 이 가운데 민간사업비가 지난 6월말 기준 4441억원, 국비ㆍ시비 등 건설보조금이 3705억원이다. 당초 시는 오는 11월께 정거장 및 부대ㆍ시설공사를 끝낼 계획이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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