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수학이 결합되면…

김재경 카이스트 교수의 '수학적 모델링'…신약 개발에 접목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그동안 수학적 모델링을 생물학 실험실에 많이 적용해 왔다. 생물학적 퍼즐에 대해 수학을 이용해 풀어왔다. 이번 시도는 수학을 이용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재경 교수

김재경 카이스트(KAIST) 수리과학과 교수가 색다른 도전에 나선다. 수학적 모델링을 신약 개발에 접목시키는 연구에 뛰어들었다. 세계적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의 신약 개발에 자신의 수학적 모델링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 연구에서는 수학을 최적의 실험 디자인, 신약 효과 예측, 개인별 맞춤형 투약 조건 예측 등에 이용한다. 김 교수는 2013년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약의 효과를 다양한 환경에서 예측하는 논문을 네이처 자매지 'CPT: 계량 약리학 & 시스템 약리학(CPT: Pharmacometrics & Systems Pharmacology)'에 게재한 바 있다.이 연구는 제약회사들이 수학을 이용할 때 약물이 몸속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예측하는 정도로만 접근했던 기존의 소극적 방식을 훌쩍 뛰어 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이자의 연구 본사인 미국 그로톤과 보스턴 지부에서는 김 교수의 연구에 주목했다. 화이자는 임상 3기에 돌입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준비 중인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김 교수의 수리 모델링을 활용할 수 있는지 의견을 물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협력 연구 논의는 지난 6월 산학 협력 체결로 이어졌다. 연구비 지원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 협력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생물학은 그동안 다섯 차례의 큰 혁명기를 맞았다. 첫 번째 혁명은 현미경이었다. 이어 생물 분류법, 진화론, 유전자, DNA 구조 등의 혁명을 순차적으로 거쳤다. 이제 그 여섯 번째 혁명 앞에 인류는 서 있다. 수학과 생물학의 만남이 그것이다. 영국의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는 '생명의 수학: 21세기 수학과 생물학의 혁명(The Mathematics of Life: Unlocking the Secrets of Existence)'이란 책에서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생물학이 이제 수학을 만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보통 실험실에서 구할 수 없는 임상 실험 데이터를 이용해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수학을 이용해 우리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그동안 수학자이면서 생물학 실험실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물학적 퍼즐들을 수학을 이용해 풀어온 이색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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