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오묘하고 신비한 '촉매' 비밀 벗긴다

국내 연구팀, 촉매 비밀열쇠 '핫전자'…액상 촉매반응서 첫 검출 성공

▲은나노촉매 표면에서 과산화수소 분해 촉매 반응 중에 발생하는 핫전자의 측정 원리와 모식도.[사진제공=IBS]<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화학 반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촉매입니다.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다른 물질의 화학 반응을 빠르게 하거나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오묘하고 신비한 존재입니다. 이 촉매의 비밀 열쇠를 밝힐 수 있는 실마리가 잡혔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촉매 비밀의 열쇠인 '핫전자'를 액상 촉매반응에서 첫 검출에 성공했습니다. 촉매는 원유 정제, 플라스틱 합성 등 다양한 화학공정에서 반응 효율을 높여 작업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낮춰주는 핵심물질입니다. 청정 동력원으로 떠오른 수소연료전지, 이산화탄소 제거를 위한 인공광합성 장치 등 새로운 환경기술영역에서도 큰 역할을 합니다. 고효율 촉매 개발을 위해 촉매의 작동원리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죠. 특히 반응할 때 촉매에서 발생하는 '핫전자'가 촉매의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과산화수소 수용액에 금속 나노 촉매를 넣어 액상 환경 속 촉매반응에서 핫전자를 검출하고 전류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다수 상용 화학공정과 동일한 액체 환경에서 핫전자를 검출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나노 두께의 금속박막 촉매를 실리콘 기판 위에 붙여 둘 사이에 낮은 전위장벽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촉매반응으로 만들어진 핫전자가 전위장벽을 넘어 전류로 흐르는 것을 측정했습니다. 액체 내 촉매반응에서 생긴 핫전자를 검출했습니다. 연구팀은 반응에서 생긴 산소 기체를 기체크로마토그래피로 분석해 핫전자 측정값으로 계산해 낸 이론값이 실제 실험값과 일치함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금속박막 나노촉매의 소재를 백금, 금, 은으로 다양화하고 박막 두께와 과산화수소 수용액의 농도를 조절, 다양한 조건에서 핫전자 전류를 측정했습니다. 액상 환경의 고체 촉매 반응 원리 규명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이죠.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단장 유룡) 박정영 그룹리더(KAIST EEWS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박정영 그룹리더는 "액체에서 작동하는 '촉매 핫전자 탐지기'를 이용해 액상 촉매 반응 핫전자를 세계 최초로 검출했다"라며 "핫전자 검출 효율이 기상 화학반응보다 액상 화학반응을 할 때 월등히 높아 촉매 작동 원리 규명이 가능해졌고 새로운 형태의 고효율 나노촉매 시스템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안게반테 케미(Angenwandte Chemi International Edition) 7월4일자로 온라인에 실렸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