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재투표' 외침 점점 커진다

英도시 곳곳 결정 반대 대규모 집회…온라인서명 운동도메르켈 총리·올랑드 대통령 "英탈퇴 절차 들어가라" 압박[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노미란 기자] 28일(현지시간) 유럽 금융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결정 후 처음으로 반등하며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유럽 정치·사회적으로는 혼란이 본격화되는 모습을 노출했다. 이날 시작된 EU 정상회의에서는 영국과 EU의 입장차가 확인됐고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사회적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를 놓고 EU정상과 영국정상간의 팽팽간 기싸움이 벌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을 "되돌릴 길이 없다"고 단언하며 "모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으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리스본 조약 50조가 가능한 한 빨리 발동돼야 한다"며 영국을 압박했다. 빨리 브렉시트 절차에 들어가자고 영국에 요구한 것이다. 반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정상회의 만찬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 결정이 나온 원인이 EU의 이민정책 실패에 있다고 되받아쳤다. 캐머런 총리는 "대량 이민과 자유로운 통행에 대한 큰 우려가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동력이었다"며 "EU 회원국간 자유통행 문제는 탈퇴 협상에서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머런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영국과 EU 양측의 협상이 험로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전했다.

28일(현지시간) 런던 중심가 트라팔가 광장에서 시위대들이 브렉시트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도심 트라팔가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 조직 위원회는 3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그들은 거짓말을 했고, 거짓말을 했고, 거짓말을 했다." "EU는 나의 부분이다." "브렉시트 꺼져라.(Brexit F*kxit)"라고 주장하며 브렉시트를 용납할 수 없다고 촉구했다. 영국 하원에 개설된 온라인 청원에 재투표를 요구하는 서명은 390만명을 넘었다. 국제적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에는 사디크 칸 런던 시장에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EU에 합류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15만7000여명이 서명했다.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급부상하자 영국 내 정치권에서도 EU 탈퇴 여부를 다시 재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이 진지하게 나오고 있다. 27일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우선 EU와 협상을 한 후 그 결과를 영국민 앞에 국민 투표 또는 총선 공약의 형식으로 내놓아야한다"고 주장한 제러미 헌트 영국 보건장관은 28일에도 TV프로그램에 나와 "국민 투표가 아니더라도 민의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재실시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차기 보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런던 중심가 트라팔가 광장에서 시위대들이 도널드 트럼프, 마리 르펜 등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미국과 프랑스 대선 주자 사진을 들고 브렉시트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영국 고위 외교관리가 "절대 브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EU와의 협상에서 우선순위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단일 시장에 잔류하는 것"이라면서 런던에 더 많은 자치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투표의 법적 구속력 여부를 결정지을 영국 의회에서도 국민투표 회의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영국 BBC 조사에 따르면 영국 하원 의원 650명 중 479명이 잔류 지지를 표명하고 있어 의회에서 승인을 거부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어 보인다. 만약 영국 의회가 반대를 한다면 지난해 EU에서 결의한 그리스의 재정 긴축 조치에 대한 국민 투표에서 그리스 국민은 수용을 거부했지만 의회가 결국 EU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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