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롯데홀딩스 주총]신동빈, 이변없는 승리…검찰 수사 영향은?

신동주, 3연패…'도덕성'보다 '경영성과' 선택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이변은 없었다. 롯데 검찰 수사를 계기로 그룹 경영권을 손에 쥐려고 했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역전극'은 이번에도 통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를 빌미로 동생의 도덕성을 문제삼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롯데' 체제 흔들기에 나서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확고한 신동빈 체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이번 검찰 수사 영향보다 신 회장의 경영성과에 더욱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25일 일본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이 안건으로 상정한 신 회장의 해임건은 부결됐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열린 두 차례 주총에서 2연패 당한 데에 이은 3연패다.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형제간의 대결에서는 신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8월 임시 주주총회에선 신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이 신 전 부회장의 반대에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지난 3월엔 신 회장을 포함해 롯데홀딩스 현 이사진 7명을 해임해 달라는 신 전 부회장의 안건이 부결됐다.신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주총에서도 같은 안건을 상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27.8%, 의결권 기준 31.1%)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해임을 위해 강조했던 것은 '도덕성'이었다. 이에 신 전 부회장 측은 "일부 종업원들 사이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속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압수수색을 받은 바로 이튿날인 11일부터 롯데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 중인 현 상황을 빌미로 신 회장 흠집내기에 나섰다.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본어 사이트를 통해 "검찰 수사는 신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의 문제점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 이틀 뒤인 13일에는 "호텔롯데 회계장부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친 결과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경영권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친 셈이었다.이같은 공세는 압수수색 초반까지만 해도 새로운 전환을 맞는 듯했다. 일각에서는 경영상 임원진들의 도덕성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일본 내 경영문화에 비춰볼 때 이번 검찰 수사가 주주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도덕성보다 경영성과에 손을 들었다.비록 이번 표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은 또다시 3연패했지만 그룹 경영권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회장에게 승리할 때까지 계속 주총을 열겠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9월 열리는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진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는 검찰수사가 막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 횡령 및 배임 등의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검찰수사를 계기로 반전을 꾀하는 신 전 부회장으로서도 이번 주총을 통해 단번에 판세를 뒤엎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주총이 아니라면 될 때까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수사가 계열사 전체로 퍼지고 있어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음 정기주총이 열리는 9월에는 의혹과 관련한 실체가 보다 확실해질 수 있다. 만약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오는 9워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또다시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수위는 현 수준의 공세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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