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채권자·주주·노조 고통분담 없으면 구조조정 성공 못해”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채권자, 주주, 노동조합이 고통을 분담하고, 손실을 나누려는 노력이 없으면 기업 구조조정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임 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철칙은 고통을 분담하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이라며 "이해 관계자들이 각자 이익을 챙기려는 기업은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은 한마디로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것인데 정부와 채권단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 관계자들이 손실을 나누려 하지 않으면 그 기업을 살릴 수 없다"며 "정부는 고통분담의 의지가 있는 기업을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업을 결의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임 위원장은 또 "구조조정하면 금융당국이 칼자루를 쥐고 기업을 죽이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구조조정의 핵심은 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은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감싸는 발언을 했다. 임 위원장은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과정에 불신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처럼 우리 기업과 산업 육성에 노하우와 역량을 갖춘 기관이 없다. 잘못한 것이 있지만 막중한 임무가 있는 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 감사 내용을 잘 검토해서 산업은행이 잘못한 점이 있으면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금이 어느 때 보다 어려운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임 위원장은 "IMF 외환위기 때는 대외여건이 좋아서 우리만 잘하면 극복할 수 있었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대외여건은 좋지 않았지만 전세계가 동시에 맞이한 위기였기 때문에 세계적 흐름에 편승해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가들마다 정책 방향이 다르고 각자 살길을 찾고 있어 위기를 극복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평가했다.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구조 개혁과 신성장산업 창출이 절실하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무엇보다 금융개혁은 금융산업에 경쟁과 혁신을 불어 넣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규제를 과감하게 털어내고 금융회사들은 보신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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