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과대 나온 여자야'…日 제조기업, 이과女 채용에 열 올린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과거 남성들을 주로 채용했던 일본의 중공업·기계 분야 제조기업들이 이과를 졸업한 여학생, 이른바 '리케죠'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리케죠는 '이과계열 여성(理系女子·리케이죠시)'의 줄임말로, 직원 부족으로 고민 중인 일본 기업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은 기술계열 신입 채용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을 향후 4~5년 안에 현재의 2배 수준인 10%로 늘릴 예정이다. 2017년 신입사원 채용을 앞두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은 이과 여학생만을 위한 설명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현직 여성 기술자가 사내 여성지원 제도나 업무 경험 등을 전달하는 자리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기술직 신입 사원 중 여성 비중은 현재 6%에 그치고 있다.가와사키중공업의 경우 올해 봄 입사한 신입 269명 가운데 여성이 4%에 그쳤다. 내년부터는 여성 전용 팜플렛을 준비하는 등 여성 인재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미쓰비시·가와사키중공업 외에도 대기업들의 리케죠 채용 열기는 뜨겁다. 일자리가 부족해 채용시장의 지평이 구직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면서, 리케죠 채용을 위해 각사가 경쟁하는 모양새다. 디젤 엔진 제조업체인 얀마는 사내에서 활동 중인 젊은 여성 사원을 외부에 소개하는 포스터를 제작, 여성 구직자들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농기계 전문업체인 쿠보타도 여학생만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다이킨공업은 채용 사이트 내에 여성을 위한 특집 페이지를 마련했다. 도요타의 경우 인재확보를 위해 학생 때부터 지원하기도 한다. 도요타 그룹과 공동으로 '도요타 여성 기술자 육성 기금'을 마련, 공학을 전공하는 여학생의 학자금 대출이자를 부담해 주는 것이다. 도요타 계열 회사에 취직했을 경우 대출 원금 중 일부를 갚아주기도 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대학 공학계열 학부 학생들은 지난 10년간 10% 줄어든 반면 여학생들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