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 취임 9년만에 업계 첫 '1만 점포' 달성강한 리더쉽 발휘, PB상품 첫 중국 진출 허연수, 유통실무 강점…내실 강화 집중3세 경영 시험대서 매출 신장 화답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왼쪽)과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오른쪽)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유통업 전반이 내수침체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업태만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1~2인가구, 나홀로족 증가 등의 인구사회학적 영향과 맞물린 점도 있지만, 경영진들의 숨은 노력도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는 오너가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CU는 범 삼성가인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GS25는 고(故) 허만정 GS 창업주의 막내(8남)인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조카인 허연수 대표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질주본능…업계 첫 1만점포 테이프 끊은 BGF리테일="202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초일류 종합유통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홍석조 회장이 2014년 4월25일, BGF리테일 기업공개(IPO) 당시 제시한 비전이다. 경기불황 속에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홍 회장의 청사진은 다소 과장돼 보였다. 하지만 홍회장의 당찬 포부는 2년이 지난 현재 현실이 돼가고 있다.2007년 고검장 출신인 홍 회장이 BGF리테일의 선장이 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외형확대다. 취임 당시 3700여개에 불과했던 CU 점포수는 지난 3일 1만번째 점포가 나왔다. 홍 회장 취임 이후 9년만이다. 편의점업계가 지나친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있지만 1만 점포 브랜드 탄생은 1호 편의점 이후 27년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BGF리테일은 홍 회장이 취임한 2007년 이후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에서도 탄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4조3343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28.7%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1836억원으로 47.9% 증가했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1조9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다. 다만,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277억원)은 34.4% 역신장했다. 또 올해는 중국 최대유통기업인 화련그룹의 합작회사인 '화련젬백스'와 업무제휴를 맺고 자체브랜드(PB) 상품 수출을 확대하기도 했다. 국내 편의점에서 유통되는 PB상품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BGF리테일이 처음이다. BGF의 성장에는 홍 회장의 강한 결단력과 리더십, 변화를 추구하는 경영스타일이 중심이 됐다. 고검장 출신인 홍 회장이 BGF리테일의 새로운 선장으로 갈아탈 때만 해도 업계의 시각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일 뿐이었다. 2012년 훼미리마트에서 CU로 바꾼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홍 회장은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22년간 사용했던 타이틀을 버리고 편의점은 CU로, 회사명은 BGF리테일로 모두 갈아치웠다. 일본 훼미리마트와 결별함과 동시에 수십억원의 로열티 절감도 이뤄냈다. 범 삼성가 특유의 경영색깔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홍 회장의 결단은 실적으로 발현됐다. 이름을 바꾼지 1년만인 2013년에는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업계에 홍석조라는 이름을 다시한번 각인시켰다. 홍 회장은 7일 또 한번의 새로운 시도를 내놨다. CU 출범 4주년을 맞아 '좋은 친구'라는 의미를 담은 새로운 기업 슬로건 '비 굿 프렌즈'를 발표한 것. 홍 회장은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 '비 굿 프렌즈'에는 고객과 가맹점주, 지역사회의 좋은 친구가 되겠다는 BGF의 굳은 의지를 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내실 있는 성장과 함께 BGF만의 차별화 된 사회공헌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BGF리테일 관계자는 "홍 회장은 박재구 대표에게 경영 전반을 일임하며 세부적인 참여는 하고 있지 않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고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 3세 경영 포문…허 대표 시험무대=GS25는 지난해 말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조카인 허연수 대표에게 경영권 바통을 넘겨준 것. 허연수 대표는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허 대표는 GS리테일의 선장으로 취임한 이후 점포당 매출을 높이기 위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허 전 부회장을 도와 편의점 사업을 맡아왔던 경험이 토대가 됐다. 허 대표는 G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한 이후 GS리테일의 유통사업을 도맡아하며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GS리테일 신규점 기획부문장, 편의점 사업부 영업부문장, 전사 상품구매 본부장, 편의점 사업부 대표 등을 역임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 1분기 현재 GS리테일의 매출은 1조6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8% 신장했다. 영업익은 264억원이다. 그는 성장세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고객 유입을 높이기 위해 상품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이다. 올해 2월에는 집객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하나로 묶은 브랜드 '유어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한 허대표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기업형 수퍼마켓(SSM), 호텔분야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SSM의 경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공략 시장은 인도네시아 지역으로, 수도 자카르타 부근 치부부르에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인수당시부터 논란을 일으킨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파르나스호텔 사업은 오는 8월 완공된다. 호텔 사업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지, 골칫덩이가 될 지 허 대표에게는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허 대표는 유통 실무에 대해 워낙 잘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편의점 내실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각 점포당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유입해야하기 때문에 상품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도 적극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통부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