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러시아에 이어 미국도 탱크와 장갑차에 APS 탑재 추진
갈수록 진화하는 대전차 미사일에 맞대응하기 위해 탱크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면 장갑을 두껍게 하거나 탱크 전후좌우에 반응장갑을 설치하는 것은 거의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다. 가장 최근 등장한 것은 능동보호체계(APS)라는 것이다. 적의 로켓과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 추적해서격파하는 대응체계다. 이스라엘은 2009년에 가자지구 접경에 배치한 메르카바 전차에 이를 탑재했고 러이사는 최신 아르마타 T-14 전차에 APS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미군도 대전차 미사일 발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APS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미 육군과 해병대는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이 제조한 트로피 APS를 M1A1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탑재해 시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마디로 대전차 로켓, 미사일과 이를 막는 능동방어체계(APS)간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 강력한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을 막을 강력한 APS를 탑재한 군사강국의 주력전차들이 속속 전장을 누빌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능동방어체계(APS) 탑재가 추진되고 있는 미 육군 M1A2 에이브럼스 탱크
◆ APS 시험 들어간 미 육군과 해병대=미군 지도부도들도 대전차 무기 발전에 따른 위협 증가로 미군 주력전차와 장갑차의 방어체계를 개선할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 미 육군의 전투개발 및 통합 담당 부사령관인 로버트 월시 중장이 그런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13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해군력 소위원회에서 해병대도 자산보호를 위해 능동보호체계와 전자전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해군을 본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월시 중장은 “항공기와 헬리콥터가 적외선 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이런 유형의 미사일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월시 중장은 이어 “지상 위협이 급변하고 훨씬 정밀해지고 있는데 반해 우린 지상무기의 장갑만 계속 강화했다”면서 “더 첨단의 기술력, 항공기에 탑재한 것과 같은 소프트 역량과 더불어서 대전차유도무기, RPG를 격파할 수 있는 능동방어체계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라파엘의 트로피 APS(붉은색 원 부분)를 탑재하고 시험중인 스트라이커 장갑차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 전차 로켓인 RPG는 근거리에서 발사할 경우 전차 치명타를 가할 수 있을 만큼 위력이 크다. 또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30여개국이 보유한 토우대전차 미사일은 러시아가 생산한 거의 모든 T계열 전차를 격파할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 러시아가 5세대 전차로 자랑하는 아르마타 전차에 능동방어체계를 탑재한 것도 이런 대전차 로켓이나 미사일의 발전으로 전차와 승무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에이브럼스 탱크가 방어력을 믿고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그렇지만 대전차 미사일 발전추세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이라크 전 등지에서 에이브럼스 탱크의 복합 장갑이 도로변 급조폭발물(IED) 등에 취약성을 노출햇다. 이에 따라 미 육군과 해병대는 이미 공동으로 APS의 효용성 시험에 들어간 것이다.
APS를 탑재한 이스라엘 메르카바 전차
◆미군이 시험중인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트로피 APS는=현재 미육군과 해병대가 시험 중인 APS는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생산한 트로피다. 미 육군과 해병대는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트로피를 탑재해 각종 시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군은 4단위(1개 탱크소대분량)를 임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은 먼저 육군의 M1A2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서 설치해 시험을 벌이고 이어 해병대의 M1A1 탱크에 탑재해 시험을 벌일 것이라는 주장과 순서가 그 반대일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던 만큼 어느 게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미 육군과 해병대가 APS 에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메르카바 전차에 탑재된 트로피 APS
라파엘의 트로피 시스템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탐지 레이더, 추적 레이더, 하드킬 무기와 소프트 킬 무기(전파 교란 장치)로 구성돼 있다. 4개의 판형 레이더는 탱크 주변 360도로 반구형의 방어구역을 정하고, 날아오는 대전차 로켓이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고 미사일이나 로켓이 탱크 전방 10m 지점 도달하면 탱크 포탑 양측에 설치된 회전 발사판에서 산탄총알과 비슷한 소형 금속 펠릿 요격탄을 발사해 파괴한다. 소프트 킬 무기는 대전차 미사일을 탱크로 유도하는 전파를 교란하거나 무력화하는 전자장비다. 이런 장비들은 미 해군이 함정과 항공기를 대함 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전자전 장비와 유사하다. 트로피 시스템의 장점은 대전차 로켓과 미사일 등 거의 모든 위협체를 신속히 탐지, 파괴할 수 있도록 완전 자동화돼 있다. 도한 위협원의 위치도 계산해낼 수 있다. 따라서 대전차 무기 등 위협체를 무력화하는 것은 물론 위협체를 발사한 적도 파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실전에서 능력이 검증됐다. 이스라엘은 트로피를 2009년부터 메르카바 전차에 탑재했는데 2011년 3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전투원이 발사한 RPG-29 로켓을 격파한 예가 있다. 라파엘사는 2014년에도 트로피가 탱크를 구한 사례가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탱크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장갑을 강화한다면 탱크 중량이 늘어나 기동력이 떨어지지만 APS는 무게가 무겁지 않아 탱크 기동력 저하 없이도 방어력은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월시 중장도 “추가 장갑 장착으로 탱크와 장갑차는 무거워서 기동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트로피와 비슷한 APS는 많이 개발돼 있다. 미국 아티스(Artis)가 개발하고 험비에 장착돼 있는 아이언 커튼, 이스라엘 IMII시스템스가 개발한 아이언 피스트,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과 IBD다이젠로트가 공동개발한 ADS가 그런 것들이다.
강력한 APS를 탑재한 러시아 아르마타 T-14 전차
◆미국보다 한발 앞선 러, T-14 아르마타에 탑재=러시아도 APS에 관한한 두 번째 가라고 하면 서러워할 나라다. 러시아가 지난해 2차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일에 공개한 최신 전차 T-14 아르마타도 이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미국보다 한 발 앞선 셈이다. 아르마트가 장비한 APS 이름은 아프가니트(Afghanit).이 시스템도 트로피와 비슷하다. 날아오는 대전차 무기를 폭발성형관통탄으로 직접 파괴하고 적의 레이더 유도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 이 장비는 전차를 360도 능동방어한다고 한다. 러시아의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360도를 추적, 감시할 수 있는 능동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사용한다. 반경 100km 이내의 지상표적 40개와 공중표적 25개를 동시 추적25개의 공중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30cm정도의 대전차 무기를 자동 탐지해 교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뿐이 아니다. 아르마타는 적 대전차 미사일 무기의 레이더가 탐지해 겨냥하기 어렵도록 표면에 전파교란 물질을 칠했다. 아울러 날아오는 대전차 무기를 격퇴하는 자기센서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적 레이더의 레이저가 탱크를 겨냥하면 연막을 발사하기도 한다.아르마타는 사방에 두터운 장갑을 두른 데다 2A82포는 독일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가 채용한 구경 120mm 라인메탈 l55포보다 길이는 약 60cm 짧지만 포구속도는 약 1.17배 빨라 포탄을 멀리 날린다. 스펙만본다면 그야 말로 방어력과 공격력을 두루 갖춘 전차다. 이 때문에 위협을 느낀 독일은 구경 130mm 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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