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ETN…거래소 올해 50종목 상장한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한국거래소가 상장지수채권(ETN)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50개 ETN 종목을 상장한다. 1일 거래소에 따르면 ETN시장팀은 연내 50개 이상의 종목을 상장키로 내부 목표를 세우고 증권사들과 상품개발을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신규 상장 종목이 늘어난 것이다. 이달에만 NH투자증권이 7종목을, KDB대우증권이 3종목을 각각 상장한다. 거래소는 로보어드바이저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통해 ETN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매매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거래소는 해외 우량 기업을 ETN 상품으로 상장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TN시장은 2014년 11월 개설됐지만 최근 가파르게 성장했다. 발행 총액은 2014년 11월 4700억원에서 2016년 3월 현재 2조150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6개 발행사 10종목에서 삼성ㆍ미래에셋ㆍ한투ㆍNH투자ㆍ대우ㆍ현대증권과 신한투자 등 7개사 82종목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일 평균 거래대금은 2014년 2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175억원, 올 3월 기준 400억원 수준으로 200배 이상 성장했다.ETN 거래가 늘어난 것은 ETN만의 차별성 덕이다. ETN은 펀드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으로 기초지수를 통해 수익률이 결정된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고, 일반적인 주식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기초지수에 연동해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사촌 격이다. 다만 ETN의 매출 비중은 3%로 여전히 낮다. 예컨대 A증권사가 200억원 규모의 ETN을 발행하면 이 중 팔려나가는 금액이 3%(6억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거래소가 상장 종목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해외지수 개발ㆍ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여전히 시장에서 ETN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며 "현재 인도, 인도네시아 등과 연계된 해외지수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거래소는 ETN의 경우 발행주체와 판매주체가 증권사로 동일하기 때문에 ETF보다 영업하기 수월한 환경이라고 보고 있다. ETF는 증권사에서 만들고 자산운용사에서 판매한다.  증권사들도 ETN시장 활성화 기조에 발맞춰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다양한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ETN 강자인 삼성증권은 시장선점을 위해 3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관련 인력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ETN 발행사별 종목 수 현황은 삼성증권(23), 신한금융투자(19), NH투자증권(17), 한국투자증권(9), 현대증권(5), 대우증권(7), 미래에셋증권(2) 등의 순이다. ETN은 ETF와 달리 발행회사의 신용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격 요건을 갖춰야 발행이 가능하다. 중소형사는 ETN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종합투자인가 보유,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인가 3년 이상, 영업용 순자본비율 200% 이상 등을 충족해야 한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발행 자격 요건은 갖췄지만 아직 시장에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손실 위험을 지적한다. 발행 증권사가 파산하면 투자자들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기자본 1조원 넘는 증권사가 쉽게 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ETN은 다른 상품에 비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며"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근거해 증권사 부실 조짐이 보이면 미리 경고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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