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쳐내고 ‘진박’ 공천… 이한구, 금배지 대신 기대하는 것 있다?

[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 과정에서 타협 없는 ‘독불장군’의 모습을 보인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도 50일 만에 끝이 났다. 지난달 4일 공관위원장에 임명된 이 위원장은 임명 당시부터 거침없는 ‘마이 웨이’를 고수했다. 그는 취임 때부터 “공천 개혁이 되려면 현역 의원이라 하더라도 저성과자거나 비인기자들의 경우 공천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밝히며 김 대표가 추진해 온 ‘상향식 공천’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취임 이틀 만에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상향식 공천 정신을 확인하라며 연판장을 돌리는 사태를 맞고 김 대표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그는 “과거에 당 대표에게도 공천을 주지 않은 적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김 대표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에 대한 경선 발표까지 보류시켰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 의견으로 김 대표 지역구 발표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쪽지를 넣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50일간의 공천 천하를 마음껏 누리며 157명의 새누리당 현역 의원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12명을 뺀 54명을 교체했고, 친박계에서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유승민 의원이 자진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고사작전’을 진두지휘했다. 친이명박계와 친유승민계는 거침없이 솎아냈고, 이른바 다수의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후보들에게는 사실상 전략 공천 방식으로 공천장을 줬다. 이 위원장이 이처럼 마음껏 ‘공천 칼춤’을 출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2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당내 입지를 생각하거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독주가 결국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가 뒤를 받쳐줬기에 가능했고, 그 스스로도 금배지 대신 다른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가 아니냐는 뒷말도 낳았다. 이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경제부총리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다.이 위원장은 공관위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점까지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보다 나은 후배가 있으면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이 선배 정치인의 도리”라고 공천 결과에 불복한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또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김 대표나 공관위 내부의 마찰에 대해서는 “개혁과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었다”고 말했고, 공천 칼바람에 내몰려 스스로 탈당할 수밖에 없었던 유 의원에 대해서는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지만 결국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날선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조아라 인턴기자 joar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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