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 한국서 빠지나…국내 수입사 신규계약 주저

中 내수가격 오르며 중국도 미온적…수출 오퍼 거둬들이기도[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중국산 철강재가 범람하던 국내 철강시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가 내수 가격을 대폭 올리며 국내시장에서 중국산 철강재 물량이 축소될 조짐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철광석을 녹여 1차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로서는 호재다.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시장에서 빠질수록 가격인상 요인도 크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산 철강재를 수입해 온 국내 수입사는 최근 들어 중국과의 신규 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이는 중국 철강사가 중국 내 가격을 인상하며 수출 가격도 올리고 있어서다. 중국산 철강재는 중국 철강사가 국내 수입업체에 가격을 제시하면, 수입사가 수입 여부를 결정한다.
실제로 한 중견 철강업체는 최근 중국 철강사와의 거래 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수출 오퍼 가격이 3개월 전 대비 약 30% 올랐기 때문이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가격 메리트가 없는 중국산을 굳이 써야할지 모르겠다"며 "국내산 제품을 더 늘릴지 내부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철강 내수 가격은 올 초 들어 인상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톤당 326달러로 전월 대비 2% 상승한 열연강판 내수가격은 지난 7일 하루 만에 12.9%나 올랐다. 지난해 12월 초와 비교하면 39% 오른 수치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가격이 오르자 이달부터 수출 오퍼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3월 둘째주 기준 열연강판 수출 가격은 톤당 300달러로 전주 대비 3.4% 상승했다. 중국 철강 가격이 올 초 들어 유례 없는 급등 현상을 보인 것은 시진핑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시사하며 철강생산량을 급격히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중국의 1~2월 누계 조강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1억2000만톤(7%) 줄었다. 일평균 조강생산량도 202만톤으로 2013년 12월(201만톤)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내 최대 철강생산 지역인 당산시 역시 일시적으로 철강생산량을 절반 가량 줄이며 생산량 감축을 견인하고 있다. 당산시는 오는 4월말부터 6개월 간 개최되는 국제원예박람회를 앞두고 대기정화 차원에서 인근 지역 철강사에 강제 감산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적자폭 확대에 따른 중국 철강업계의 위기감,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 등도 가격인상 유인이 되고 있다. 중국 내 철강가격이 오르자 중국 철강사들은 저가 수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저가 밀어내기' 명분이 줄어든 것이다. 일부 중국 철강사는 이미 제시했던 수출 오퍼를 거둬들이는 등 한국 물량을 서서히 빼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 물량이 줄고 국내 업체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한다"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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