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2045년, 현대차가 로봇회사로 변신했다

서울연구원, '로봇기술과 사회영향력' 보고서 통해 인공지능 발달한 미래 사회 예측...'아바타 사회' 도래해 교통수단 수요 감소 등 4가지 시나리오 발표

카이스트가 개발한 휴머노이드로봇 '휴보'를 만나고 있는 아이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때는 2045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자율주행차(스마트카)의 성공을 장담하던 현대자동차 경영진들은 난감해졌다.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AR) 기술과 홀로그램을 통한 원격 화상회의,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급속히 확산돼 사람들이 더 이상 차를 구입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현대차는 눈물을 머금은 채 자동차 산업을 접고 이동통신사와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원격로봇회사를 인수해 차세대 먹거리 마련에 나서게 된다.물론 가상의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와 로봇, 정보통신기술(ICT)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30년 후에는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전망한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로봇기술과 사회 영향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첨단 기술의 발달로 '아바타 사회'가 등장하는 등 4가지 유형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아바타

보고서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의 닉 보스트롬 교수가 2014년 전세계 AI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2040년대에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과 흡사한 '강AI'가 등장할 가능성은 50% 정도다. AI 기술의 발달은 로봇기술의 동반 성장을 부추긴다. AI 기술을 뛰어난 물리적 운동 기능을 갖춘 플랫폼에 장착해 인간과 대등하거나 더 나은 능력을 갖춘 로봇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아바타 사회'의 등장을 꼽았다. 플랫폼인 로봇, 정보전달 수단인 ICT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교통과 통신의 융합이 시대적 트렌드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빠르고 정밀한 홀로그램과, 세밀한 인간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원격조종로봇도 상용화 된다.

에버랜드가 만든 디지털 체험학습관 '프라이드 인 코리아'가 문을 연지 두달만에 누적 관람객 10만명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이용해 증강현실 콘텐츠를 즐기는 아이들.

여기에 고도로 발달된 증강현실 기술까지 더해져 더 이상 사람들은 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출퇴근, 출장, 여행은 물론 심지어 데이트까지도 할 수 있다. 자동차와 같은 교통 수단의 필요성이 급격히 위축되는 셈이다. 결국 자동차 회사들은 다른 먹거리를 찾아 사업구조를 바꿔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강AI가 실제 실용화되고 로봇 일꾼이 등장해 본격적인 '로봇 사회'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인간의 삶은 편해지겠지만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분야까지 로봇이 진출하면서 인간의 실업 문제는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진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로봇운동이 일어나고 로봇세를 거둬 인간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24일 오후 8시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국내 첫 유령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 AI 기술을 통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되는 '증강 인간 사회' 출현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마치 영화 메트릭스처럼 인간이 컴퓨터에 접속해 지적 능력이 대폭 강화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을 통한 신체 기능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그 영향으로 노인들의 신체 활동이 연장 돼 노령화로 인한 경제활동 가능인구 감소 현상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은퇴를 거부하는 증강노인들의 행태에 젊은 세대들이 반발하는 '세대 전쟁'의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문화유산 관람이 가능하게 된다.[사진제공=카이스트]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발전하긴 해도 여전히 인간의 노동력과 창의성을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 원격조종로봇은 테러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 엄격히 규제되고, 로봇들은 인간의 지시를 처리하는 기계 심부름꾼 노릇에 그친다. 이른바 '로봇 노예' 사회의 등장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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