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직원 아파트 팔아 '수주 보릿고개' 넘는다

매각자금 500~600억원 마련해 수주절벽 타개 박대영 대표, 유동성 확보 사활해양플랜트 부실 해결 등 1분기 356억원 영업이익 예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부터 거제도 조선소 주변인 고현동과 장평동에 있는 아파트 300채여채를 팔고 있다. 이 아파트들은 그 동안 사원 숙소로 써왔다. 원래 아파트에 살던 직원들 1500여명은 새로 지은 사외 기숙사로 거처를 옮겼다. 아파트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먼저 매각한 다음, 남은 물량은 부동산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아파트 매각 자금 500억~600억원은 삼성중공업이 수주 보릿고개를 넘길 때 쓸 자산이다. 이와 더불어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회사 내 지원부서들이 쓰던 간접비용도 대폭 줄였다.  '내다 팔건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 수주 절벽에 맞딱드린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의 생존 전략이다. 이렇게라도 버티면서 조선 경기가 좋아질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삼성중공업은 조선3사 중에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299억원을 거두며 제일 먼저 흑자 전환을 했다.  17일 조선ㆍ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평균 예상 영업이익은 356억원으로 조선3사 가운데 영업이익 신장 폭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예상 영업익은 1480억원이다. 앞으로 충청남도 당진에 있는 철구공장까지 매각되면 수천억원을 더 확보해 유동성 개선에 숨통을 틔울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제자리를 빨리 되찾고 이유는 유동성 확보 이외에도 해양플랜트 부실 문제를 적극 해결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유럽ㆍ인도ㆍ미국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사에서 경험을 쌓아온 고급 해양플랜트 전문 인력들을 스카우트 해왔다. 지난해 기준 295명으로 조선3사 중 가장 많은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설계 공정을 관리하며 외국 발주사와 대응해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작년 4분기부터 해외 엔지니어들이 관리하는 주요 해양플랜트 공사가 문제없이 진행된 덕분에 흑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규 수주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땜질식 실적 개선이 언제까지 버티느냐다. 삼성중공업이 수주 소식을 마지막으로 전한 건 반년 전이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AET사로부터 11만톤급 유조선 4척(2억불 규모)을 수주한 뒤로 감감무소식이다. 그 사이 수주 잔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월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은 113척(353억달러)이다. 마지막 수주 이후 9척(13억달러)이 감소했다. 올해 인도예정인 선박은 해양플랜트 4기를 포함해 총 35척이다. 수주 가뭄이 계속된다면 2년내 수주 잔량이 바닥나 버릴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해 해양플랜트가, 경기 침체로 인해 선박 발주 자체가 줄어들어 상반기는 수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3분기 이후는 돼야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도 올해 소폭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791억을 낸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영업이익을 최대 132억원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작년 한해 5조 5000억원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 역시 최근 정성립 대표가 "1분기 턴어라운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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