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구, 더 먼 곳을 바라본다

안기수 감독과 수구 대표팀 [사진=수구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국 수구대표팀은 1월 3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2년 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2018년 8월 18~9월 2일)만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안기수 대표팀 감독(56)은 "우리의 목표는 아시안게임 메달이다. 자카르타에서 꼭 메달을 따야 한다"고 했다. 안기수 감독의 열의는 대단하다. 자신이 직접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어 선수들을 가르치고 개개인의 잘못을 세세하게 지적한다. 안 감독은 자신이 선수로 뛰던 1984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기억을 떠올리며 후배인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 수구의 중흥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렸다. 한국 수구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은메달, 1990년 베이징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잘 나갔던 시기가 있었다. 안기수 감독은 "꼭 선수들에게 메달과 기쁨을 선물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수구대표팀이 메달에 간절한 이유는 열악한 환경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면 주변의 관심도 높아지고 지원도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안기수 감독은 "우리나라 선수들은 평균 신장이 187㎝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체격 조건도 좋고 기술도 있다. 조금만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아시안게임 메달이 필요하다"고 했다.현재 한국 수구의 저변은 좋지 않다. 아시아 강호로 분류되는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등에 많이 뒤처진다. 일본의 경우 수영 인구 10만 명 중에 만 명이 수구를 하지만 한국은 수영 인구 3500명 중에 수구 선수는 300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팀 수도 실업팀이 여섯 개, 고등부 여덟 개, 대학부 두 개가 전부다. 대표팀은 세계적인 팀들과의 실력 차가 크다. 한국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매년 6월에 여는 아시아-월드리그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팀들은 따로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 컵대회 방식으로 예선해 본선에 진출할 네 팀을 정한다. 참가국들은 대회 유치 비용을 내야 하지만 한국은 이 비용이 지원이 안 돼 나가지 못했다. 한국 수구는 자연스럽게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해볼 기회가 없어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안기수 감독은 "외국 선수들과 직접 부딪혀 보고 안 하고의 차이는 매우 크다"고 했다.일본이 1984년 LA 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간 일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20일 중국 포샨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수구 아시아예선 최종전에서 중국을 16-10으로 이기고 4전 전승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에 한 장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일본은 세계선수권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요 선수들을 유럽에 보내 연수를 받게 하는 등 노력한 성과를 봤다. 안기수 감독은 우리도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성인 대표팀은 A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실전 감각을 살리기 위해서다. 소년체전에 수구 종목을 넣는 일도 중요하다. 한국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수구를 즐기고 필요한 운동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안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수구를 시작한다. 더욱 어린 나이에 수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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