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50주년…공감형 리더십 필요해
▲1966년 KIST 기공식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짧은 시간 동안 우리나라의 과학은 많이 발전했습니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멉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1966년 2월 설립된 KIST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종합연구기관입니다. 50주년을 맞은 KIST가 앞으로 다가오는 50주년의 비전으로 'MIRACLE'을 내놓았습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선 하나하나 살펴보죠. M은 'Material'입니다. 차세대 소재와 소자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포스트 실리콘, 탄소계 복합소재가 포함됩니다. I는 'Information'입니다. 양자컴퓨팅, 나노신경망 모사 등을 통해 포스트 디지털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겁니다. R은 'Robotics'입니다. 미래형 인간과 로봇 공존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섭니다. A는 'Agriculture'입니다. 스마트팜과 천연물 소재를 통한 미래농헙혁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C는 'Carbon'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네트워크 등을 통한 포스트 기후변화체제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천명했습니다. L은 'Life'로 초고령화 시대 바이오와 의료를 선도하겠다는 것이죠. 치매진단, 바이오센서, 바이오닉스 등이 과제로 선정됐습니다. 마지막으로 E는 'Environment'로 수자원 확보와 환경복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KIST는 4일 오전 연구원 내에 있는 존슨강당에서 관련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그동안 KIST는 포항제철소 종합건설 계획, 중공업 육성방안 등 공업화 기반 마련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의 산업이 성장하는데 크게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황교안 국무총리는 "KIST의 50년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해 왔다"며 "KIST를 비롯한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국가성장을 이끄는 과학기술 혁신기지로서 신(新)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심이 돼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KIST가 제시한 미래 'MIRACLE'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새로운 리더십에 있지 않을까요. 시대가 변한 만큼 리더십에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1960년대 개발독재 당시에는 권력자의 리더십이 절대적이었습니다.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분석은 이런 측면에서 눈길을 끕니다. 그는 과학기술의 성장기(1980~1990년대)에는 과학기술 행정가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연구 사업이나 과제, 조직, 인프라 등 과학기술 활동의 자원을 확보하는 행정 역량이 필요했던 것이죠. 홍 연구위원은 이어 성숙기(2000년대 이후)에는 조정형 과학기술 리더십이 부상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과학기술 규모가 성장하면서 이해관계 조정과 늘어나는 연구개발 자원의 적정한 배분 문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과학기술 리더십은 무엇일까요. 홍 연구위원은 "행정과 조정 리더십을 넘어 이젠 시스템의 자율성을 활용하는 시대에 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 활동에 대한 심층적 이해, 광범위하게 신뢰를 구축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헌신적 소통 노력, 과학기술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비전의 발명 능력 등 한마디로 시스템을 움직일 '공감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과학기술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버넌스가 요동치면서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공감형 리더십'이 거버넌스 공백을 채워줄 수 있지는 않을까요. 우리나라 과학기술 50년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50년을 준비하는 공감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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