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섬여담]거래소, 실적이 그렇게 중요했나?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한국거래소의 올해 유가증권시장 외국기업 유치 1호 대상은 'LS전선아시아'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중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 기업은 진짜 외국기업이 아니다. 국내 대기업인 LS전선이 특수목적법인 형태로 설립한 기업이다.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 기업인 셈이다. 더구나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LS전선이 계열사였던 JS전선이 2014년 원전비리로 상장폐지된 이후 계열사들의 상장 추진이 어려워지자 외국에 법인을 설립해 우회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외국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다.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 등의 기업을 유치하려다 실패했다.이처럼 거래소가 외국기업의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 목을 매는 것은 내년 거래소 지주회사 상장 추진에 앞서 많은 외국기업 상장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매년 긴축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해외 기업 상장 유치를 위한 로드쇼 등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29일 열린 증권사 투자은행(IB) 대표 간담회에서 "지난 수년간 끊겼던 해외기업 상장의 맥을 되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도 맥을 같이한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기업 신규 상장 유치 실적은 2012년 4월 이후 최근 3년10개월 동안 전무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외국기업 수는 2012년 5개, 2013년 4개, 2014년 4개에 이어 현재는 2개사로 줄었다.  거래소가 실적에 집착해 검은머리 외국인 기업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가 실적을 위해 한국 기업의 해외법인을 유가증권시장에 무리하게 상장시키고 있다"며"국내 비상장기업 중 유망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투자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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