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유재훈, '금융계 '삼성전자' 토대 다지겠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지난 16일 예탁결제원 서울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대담= 아시아경제 전필수 증권부장, 정리= 이현우 기자]"예탁결제원을 금융계의 '삼성전자'로 클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핀테크와 후강퉁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혁에 맞춰 예탁결제원을 비롯한 후선업무 기관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한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이같이 포부를 말했다.  유 사장은 "예탁결제원은 일반인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낯선 기업이고 그나마 아는 사람들에게도 거래소 뒷방, 일은 적고 돈은 많이 받는 방만경영의 대표선수로만 알려져있지만 그런 과거는 창피하지 않다"며 "삼성전자도 처음에는 아무도 사지 않던 텔레비전을 팔던 회사에 지나지 않았다. 옛날이 어땠느냐는 우리의 미래를 구속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취임 2년째인 유 사장은 예탁결제원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그동안 많은 신규사업을 추진해 왔다. 전자증권법 입법 주도, 크라우드펀딩제도 도입, 위안화 투자거래 지원서비스 확대 등 기존 본업인 증권 예탁결제 분야를 벗어나 광범위한 사업확대를 추진 중이다. 예탁결제원의 수익구조에서 예탁결제 등 전통적인 독점서비스 수익의 비중은 80%에서 55%로 줄어들었다. 특히 예탁결제원은 대중국 관련 비즈니스 강화를 통해 글로벌 성장의 발판을 마련코자 노력 중이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때 결정된 국내 위안화 역외허브 구축을 통한 중국시장 투자여건 개선에 따라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 중이다. 최근 리커창 총리의 방한을 한국과 중국 예탁결제기관간 직접 연결 프로젝트가 공식화되면서 대중국 사업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 사장은 "현재 선진 금융시장에서 예탁결제원의 역할은 매우 광범위하고 각국의 예탁결제원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후선업무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그동안 금융이라고하면 항상 상품시장과 거래제도 등에만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제는 이것들을 뒷받침할 인프라, 후선업무 개선을 위한 제도적 노력에도 힘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예탁결제업무는 이전에는 중앙집중방식으로 나라마다 중앙예탁결제원이 독점적으로 예탁결제시스템을 운영했지만 이러한 개념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유 사장은 "유럽시장의 경우에는 회사채를 발행할 때 본인이 사용할 거래소, 청산소는 물론 예탁결제소까지 투자자가 모두 선택할 수 있다"며 "청산결제 등 후선업무도 더 이상 독점의 대상이 아닌만큼 새로운 변화를 준비할 때"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국시장은 그 규모는 작지만 후선업무 체계에 있어서는 기반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유 사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홍콩, 싱가폴, 중국, 일본 등 유럽과 미국에 견줄만한 훌륭한 시장들이 있지만 후선업무에서만큼은 한국만한 경쟁력을 가진 나라가 없다"며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와 금융분야에 있어서 공조를 강화하기로한 것도 일본이나 홍콩 등 시장에 비해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권시장이 매우 발달돼있고 금융인프라가 잘 구축돼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예탁결제원에서는 먼저 한국거래소와의 지배관계 해소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 사장은 "한국예탁결제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니려면 먼저 해외 예탁결제원들과 교류를 맺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특정기관이 아닌 온전한 독립성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업의 국제화, 다각화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공공기관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유 사장은 "민간회사로 변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의 도덕적해이 등 문제점은 새로운 소유구조를 통해 감시감독하면 된다"며 "거래소처럼 금융위원회의 경영평가, 주주들의 소유지분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높은 경영성과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설명이다. 유 사장은 "금융분야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일자리 창출능력이 높은 분야 중 하나가 후선업무고 자동차나 건설처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분야"라며 "앞으로 대내외 업무분야 확장에 따라 훨씬 더 많은 서비스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은...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오랜기간 금융권에 몸을 담은 금융전문가다. 1991년에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증권제도담당관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몸을 담았다. 이후 아시아 개발은행(ADB) 이코노미스트,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과장, 금융위원회 대변인 등을 거쳐 2013년 예탁결제원 사장이 된 이후 2년간 예탁결제원을 이끌고 있다.  또한 오랜 해외 경험을 통해 글로벌 금융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5년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선임 스페셜리스트로 일하면서 해외 금융시장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다.  특히 후강퉁 이후 국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국 경제 및 증시 전문가로 금융권에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중국 경제에 관심 있는 각계 인사들을 모아 중국자본시장연구회(중자연)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유 사장은 2005년 세계은행에서 선임 스페셜리스트로 일할 당시 2020년까지 중국 자본시장의 로드맵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중국 전문가로의 소양을 익혔다. 현재 중자연에는 전병서 중국금융연구소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등 여의도 금투업계 전문가들과 학계와 관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유 사장은 "앞으로 중국과의 금융분야에서 가장 커질 분야는 채권부문으로 후강퉁, 선강퉁을 능가할 것"이라며 "일본이나 홍콩, 싱가포르 같은 나라와 같이하지 않고 왜 중국이 한국이랑 하느냐고 보통 생각하지만 아시아에서는 한국만큼 채권시장이 잘 갖춰진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채권시장이 다양하고 효율적 유통시장, 선물시장을 가지고 있고 다수의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채권시장 개방과 개혁의 지렛대로 가장 안성맞춤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이러한 중국통 이력을 바탕으로 예탁결제원의 대중국 비즈니스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정책연구센터와 전략적 협력 제휴를 맺었고 8월에는 RQFII와 후강퉁에서 거래되는 증권에 대한 예탁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주요 경력▶1982 제26회 행정고시 합격▶1983 총무부 수습행정관▶1991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증권제도담당관실▶1996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코노미스트▶2002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감독과장▶2005 세계은행 자본시장 스페셜리스트▶2008 금융위원회 대변인▶2009 기획재정부 국고국장▶2011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금융담당 수석전문위원▶2013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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