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맞은 아베노믹스…'첩첩산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총재에 무투표로 재선되면서 본격적인 '아베노믹스' 2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1기의 성공을 가능케 한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해온 경제환경이 변화하면서 시련이 예고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3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하는 안보법제가 통과되면, 아베 정권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정책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전하며 "아베노믹스 2기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아베노믹스 1기는 대규모 금융완화로 인한 엔화 약세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아베 정권이 출범하기 직전인 2012년 가을, 일본 엔화는 국가별 구매력을 감안하면 약 20% 고평가된 상태였다. 일본은행(BOJ)이 2013년 4월 대규모 완화정책을 통해 돈을 풀면서 엔화는 단번에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추가 완화도 단행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수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 1분기에는 상장기업의 약 20%의 경상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닛케이225지수도 2만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가 늘면서 엔화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산된 탓도 있다. 우에노 다이사쿠(植野大作)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추가완화로 일시적으로 엔화약세가 올 수는 있어도, 지속적으로 엔저·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역시 위기다.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6월 이후 해외투자자들이 3개월 연속 순매도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현·선물 매도 규모는 2조5000억엔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지난 9일 도쿄에서 강연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아베노믹스는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GDP 수치가 실망스럽다"며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은 실수"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했으며, 오는 2017년 4월에는 10%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부족한 세수를 메꾸기 위한 것이라지만,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 활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아베 총리는 경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아베노믹스 2기에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과 농업 정책 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 추가 완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2017년 소비세 인상 전까지 물가 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리려면 추가완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해외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신문은 "현 경제상황은 BOJ가 깜짝 완화를 단행한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한 해외 투자자의 육성도 전했다. 카타오카 다카시(片岡剛士)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팅 주임은 "디플레이션에서 확실히 벗어나려면 조기 추가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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