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폭리취하는 수입차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E220 블루텍을 사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자영업자 박모씨는 딜러로부터 견적서를 받고 적잖게 놀랐다. 딜러는 벤츠의 자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할부상품을 이용하면 원래 차 가격 6350만 원에서 480만 원을 할인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현금으로 차 가격의 약 30%인 1800만원을 내고 나머지 금액 4070여만원을 36개월 할부로 할 경우, 월 납입금은 이자를 포함해 131만 원이었다. 금리는 알려주지 않았다. 박씨가 직접 계산해 보니 할부 금리는 8.16%였고 3년간 내야할 이자는 540만 원에 달했다. 할인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었다.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지만 독일 수입차업체의 할부금융사들은 여전히 8∼10%대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금리 수준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은 채 할인 혜택만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업체별 평균 할부금리 현황을 보면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8.23%, 효성캐피탈(메르세데스-벤츠)은 9.19%,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아우디·폭스바겐)는 8.01% 등이다. 같은 수입차 할부사라도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2.64%의 할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국산차를 주로 취급하는 할부금융사들은 평균 4%대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은 여신금융협회 회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확한 금리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력 모델의 경우 8∼10%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할부회사들은 고금리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 상반기(1~6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영업이익은 195억 원으로 지난 한해 영업이익(107억)의 2배에 육박한다. 이 기간 순이익은 1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억 원)에 비해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영업이익 204억 원에 당기순이익 157억 원, BMW파이낸셜은 영업이익 173억 원에 당기순이익 14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할부금융사 관계자는 "조달 비용과 운영비용, 각종 서비스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할부금융사들이 2% 초반에 자금 조달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회사들의 항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이 지난달 7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적용된 금리는 2.02%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조달 금리 보다 3∼4배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BMW파이낸셜과 폭스바겐파이낸셜도 2%대 초반에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를 팔면 기본적으로 이익이 생기는데 여기다 할부 금융으로 또 이익을 챙기는 구조”라면서 “회사채를 2%대 초반 금리로 발행하면서 할부 이자를 최대 10%까지 받는 것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부당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8281541045919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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