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몬테소리 글자로 된 상표 누구나 사용'

한국몬테소리,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 패소 확정…'특정인 독점 적절하지 않아, 식별력 없는 표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몬테소리’라는 글자로 된 상표는 식별력이 없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민일영)는 김모씨와 그가 설립한 ㈜한국몬테소리가 ㈜아가월드와 더몬테소리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1988년 한국몬테소리를 설립해 몬테소리 교육론에 입각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가월드가 네덜란드 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몬테소리 교구를 판매하자 상표권 침해소송을 냈다.

대법원

몬테소리는 이탈리아 교육자인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가 창안한 유아 교육법과 그에 사용되는 교재를 지칭하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는 말이다. 법원은 김씨의 상표권 침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몬테소리’라는 상표가 등록될 당시인 1998년 유아교육 관련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특정 유아교육법 이론이나 그 이론을 적용한 학습 교재·교구를 지칭하는 것으로 널리 인식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1심과 항소심 상고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원고가 상표출원을 하기 전부터 이미 다수인이 현실적으로 널리 사용해 오던 유아 교육법과 이에 사용되는 교재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몬테소리 교육법을 채택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고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2심도 “피고가 식별력이 없는 이 사건 문자가 포함된 상호를 사용하더라도 그로 인해 일반 수요자들로 하여금 피고의 영업을 원고의 영업으로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특별히 도안화되지 아니한 한글 ‘몬테소리’ 또는 영문 ‘MONTESSORI’만으로 구성된 각 등록상표는 그 등록결정 시를 기준으로 완구류 상품과 관련해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로서 식별력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도 아니하므로 식별할 수 없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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