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과 관련된 정보를 국민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하겠다며 정부가 만든 공식 포털사이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일어난 지 20여일이 지난 다음에야 공개돼 늑장 대처라는 빈축을 산데다가 민간에서 만들어 500만 명이 방문한 '메르스맵'의 정보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관련 정보를 인포그래픽 등으로 보여주는 서울시의 '메르스 이슈 상황판'과도 비교되고 있다.정부는 10일부터 공식 메르스 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대상자별로 메르스 관련 유의사항과 선별 진료소 등 의료기관을 찾아 볼 수 있고 신고 메뉴도 갖춰서 종합적인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바람이다.
정부의 메르스 포털
하지만 이 포털에서는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메르스 환자 발생 지역과 병원을 한 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관공서 홈페이지 양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해당 정보를 보려면 클릭을 몇 번 해서 찾아들어가야 하고 그나마 있는 내용도 빡빡하게 표로 정리돼 있어 한참을 살펴봐야 한다. 이 내용을 지도로 정리했던 메르스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또 역시 지도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상황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일례로 서울 중구에 사는 사람이 해당 지역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이 궁금할 때 메르스 포털에서는 상단 메뉴의 메르스 관련 병원에서 환자 발생 및 경유 의료기관을 클릭 한 뒤 깨알 같은 글씨의 표를 들여다봐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상황판에서는 첫 화면의 지도에서 해당 지역에 마우스만 가져가면 정보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서울시의 메르스 이슈 상황판
또 창구 역할을 기대한다지만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은 부족하다. 질문을 할 수 있는 메뉴는 마련돼 있지 않고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는 것이다. 11일 문을 닫은 민간의 '메르스맵'은 시중에서 떠도는 정보를 민간 차원에서 공유하는 수준이었지만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로부터 병원과 관련한 증언을 모으는 과정에서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와 루머일 경우 신고할 수 있는 장치 등을 마련했었다. 스스로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고할 수 있는 메뉴도 부실하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평택 성모병원 방문자용 버튼을 클릭하면 방문한 적이 있는지 묻는 창이 뜨는데 없다고 하면 바로 메르스 감염 위험이 낮다고 하는 식이다. 또 메르스 포털은 PC용 인터넷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서는 보기 불편하다. 반면 서울시의 상황판은 PC는 물론 모바일에서도 보기 쉽게 구성돼 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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