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이사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회사에 대해 우려하는 건 별로 없다. 밤에 잠도 잘 잔다."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시종일관 편안해 보였다. 시장에서 제기되는 수많은 의문들과 우려는 마치 먼 나라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연기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사업가라기보다는 연구원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옐로모바일은 여러 벤처기업들이 연합해 공존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생소한 모델이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옐로모바일은 현재 80여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마치 대기업들이 다수 자회사를 거느리는 모습이 연상되지만 차이가 있다. 옐로모바일의 경우 자회사 개념으로 벤처기업들이 모이긴 했지만 서로 수평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인수ㆍ합병(M&A)을 모른다. 자회사들도 몇 가지 사업 전략에 대한 승인이나 합의를 빼고는 다 자율경영을 한다. 우리가 하는 건 지표에 대한 관리 정도"라고 말했다. M&A에는 문외한이지만 이 대표는 모바일쇼핑ㆍ미디어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그는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와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근무했다. 삼성SDS에서 나와 신용카드 포인트 관리회사인 마이원카드를 창업하기도 했지만 문을 닫았다. 당시 실패를 경험으로 이 대표는 사업에는 명확한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우리는 마구잡이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 않고 이미 정해진 치밀한 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인 계획들을 낱낱이 밝힐 수는 없지만 주먹구구식은 아니라는 얘기다. 80여개 기업이 모여서 과연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과거 삼성SDS나 다음에 있을 때 시너지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업무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디시너지'가 나더라"고 말했다. 억지로 시너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각자 자신들의 사업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자회사들이 빠져나가거나 실패하는 데 대해서도 그는 별다른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이 대표는 "자회사들이 각자 판단에 따라 옐로모바일을 떠나서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제2의 창업을 하는 건 오히려 좋다고 본다"며 "옐로모바일 내에서 할 수도 있고 밖에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자회사들과 5년간 함께 하도록 계약을 맺고 있다. 5년 뒤에는 각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작 이 대표가 고민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성장보다 더 중요한 건 기업가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늙어서 감각을 잃으면 어떡하나 하는 게 고민이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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