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기자
책 '여간내기의 영화교실2'의 표지
요즘 이 세 단어를 틀리게 쓰는 사례가 자주 보인다. 인터넷에 올라온 미디어의 글에서 몇 가지를 옮긴다. ▷“마음의 고향인 농촌을 위해 많은 사람이 한 마음 한 뜻을 전하는 모습이 여간 흐뭇하지 않습니까?” 말을 곧이 곧대로 들으면 화자(話者)는 ‘여간 흐뭇하다’는 데 동의를 구한다. 즉, ‘나는 적당히 흐뭇한데, 당신은 어떠신가요”?하고 묻는다. 전혀. 나는 하나도 흐뭇하지 않다. 말을 제대로 했어도 흐뭇할까 말까 한데, 말부터 틀렸다. ‘여간 흐뭇한 게 아닙니다’가 됐어야 한다. 의문형으로 하려면 다음과 같이, 좀 꼬인다. ▷여간 흐뭇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제 ‘어지간하다’로 넘어가자. ‘어지간히 해라’는 도를 넘지 말고 적당히 하라는 말이다. 왜 그런지 이 ‘어지간하다’가 뜻이 상반된 ‘심하다’ ‘대단하다’ 대신 쓰인다. ▷참 어지간합니다.▷그 어른들 맹물 마시고 대취하신걸 보면 어지간들 하시다.▷세종은 육식을 어지간히 즐겼다.▷신하들은 어지간히 임금의 속을 썩였다.▷어지간히 세찬 강바람이 불었던 모양이다. ‘웬만큼’도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단어다. ▷웬만큼 독하지 않고서야 3개월 만에 38kg 빼기 어려운데…. ‘웬만큼 독해서는 3개월 만에 38kg 빼기 어려운데…’ 또는 ‘아주 독하지 않으면 3개월 만에 38kg 빼기 어려운데…’가 맞다. 또 ‘~서야’라는 어미 활용이 어색하다. ‘웬만큼 독해서야 3개월 만에 38kg을 빼겠나’가 자연스럽다. 참, 웬만하면 ‘웬만하면’을 ‘왠만하면’으로 틀리게 쓰지 않으면 좋겠다.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