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금리인하 이후 첫 주말…강남 전세 더 뜨거워졌다

56.6㎡형, 한 달 전보다 1억원 오른 곳도매매가는 잠잠…대치 은마, 거래없이 박스권"개포·강동구 고덕·둔촌 주공 등 매수세 유입 전망"[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주 개포주공1단지 전셋값은 폭등했어요. 물건 자체가 없어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죠. 평형에 따라 다르지만 일주일 사이 8000만원가량 뛴 물건도 있어요. 반면 매매는 완전 거래가 끊긴 건 아닌데 설 연휴 이후론 조용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K공인)

서울 강남 개포주공1단지 매매·전세가 변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1%대로 내린 후 첫 주말을 맞아 강남 재건축 단지 공인중개업소는 대부분 차분했다. 드나드는 손님은 가끔씩 있었고 전화도 뜸했다. 그나마 문의는 전세가 대부분이었다. 저금리로 인해 장기 강세를 보여온 전셋값이 더 영향을 받을 것이란 지적은 현장에서는 물론 실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주 개포주공1단지에서 4건의 전세 계약이 신고됐는데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확연하게 나타났다. 42.6㎡와 50.6㎡의 경우 1~2주 전보다 2000만원이 올랐고 56.6㎡는 약 1달 전보다 1억원이 뛰었다. 노후된 재건축 추진단지지만 물건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포주공1단지 G공인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부족해 가격대가 많이 올랐는데 56.6㎡의 경우 2년 전 1억3000만원에서 2배 오른 2억6000만~2억7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이와달리 매매는 3월 초 이후 신고된 거래가 아직 없었다. 공인중개사들은 매매문의가 잠잠한 것은 지난 설 연휴 전후로 매매 가격이 이미 오른 탓에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G공인 관계자는 "매매의 경우 설 전후로 거래량이 많았는데 3월 들어서는 잠잠해졌다"면서 "가격이 올라가면 사려는 사람이 뚝 끊기고 다시 떨어지면 좀 거래가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개포1단지의 경우 재건축이 임박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매수자들이 오른 가격에 추격 매수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아파트 가격이 '점진적으로 우상향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공인중개사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매매 거래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K공인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이 나와도 '3~4일 반짝하고 말았었다'는 학습효과에 탓에 서둘러 덤벼들지는 않는 것 같다"며 "적어도 1~2주는 지켜봐야 금리 인하 영향이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매시장에서는 금리가 항상 '핫이슈'니 매매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여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재건축사업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곳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투자하지 않는다"며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ㆍ둔촌 주공 등 사업 추진이 빠른 곳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재건축 속도가 더딘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매매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찾은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매매 거래가 좀 있나'라는 질문에 "문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 E공인 관계자는 "1~2월에 매매 거래가 반짝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잠잠해졌다"며 "매물은 있는데 가격대가 많이 올랐다는 평가를 하는 수요자가 많아 매도자와 매수자 간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 76.8㎡의 경우 현재 호가는 8억6000만원~9억1000만원 수준. 지난달 실제 계약된 8억7950만~8억9500만원과 엇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지난 1년간 매매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월 8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형성했던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이후 8억5000만~9억원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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