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 입법조사처장과 국회 예산정책처장의 임명방식이 달라질 전망이다. 차관급에 해당하는 두 입법지원 기관의 수장은 그동안 공모절차를 거쳐 국회의장이 최종 후보 가운데 한 후보를 낙점하면 국회 운영위원회의 동의만 거치면 임명될 수 있었으나,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지난 23일 국회 운영위원원회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추천한 김준기 예정처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의결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의결절차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야당을 중심으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뭔가를 좀 알고 해야지 그냥 무조건 투표를 하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의원도 "우리가 너무 모르고 표를 던지는 건 맞다"고 지적했다.예정처장이나 입법조사처장은 추천위원회가 구성되어 후보자를 2명으로 줄이면 국회의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정작 최종 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의원들은 해당 후보에 대해 1쪽 남짓의 후보자 프로필만 전달 받은 채 무기명 투표로 임명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것이다.여당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국회가 가부간 투표를 하게 되어 있는 경우에 개별 위원들의 판단을 듣기 위해서 청문 절차를 하지 않냐"며 "형식적인 투표가 아니라면, ‘가’ 또는 ‘부’를 결정할 수 있는 투표라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되고 평가할 수 있어야 되고 꼭 청문회가 아니더라도 그 신상 자료를 비롯해서 또 임명 제청한 쪽의 설명도 필요하고 그런 절차는 완비가 돼야 우리 운영위원회 위원님들의 투표가 형식적 투표가 아니고 실질적인 절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 예정처장의 임명동의안 절차는 깜깜이로 진행됐다. 표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프로필에 나온 '소위 제대'를 두고서도 여야 의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여야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운영위 산하 제도개선소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의 국회 입법지원기관장의 임명권한은 다소 약화되는 반면 여야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입법지원기관장의 개인 신상에서부터 정책에 대한 입장 등도 임명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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