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고용은 겉으로는 양호한 증가세였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기대에 못 미쳤다. 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니 그렇다.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에 비해 53만3000명 늘어나 2002년 59만7000명 기록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인 고용률도 지난해 연평균 60.2%로 집계되어 전년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연평균 실업률은 19세 이하 청소년층에서만 1.1%포인트 낮아졌을 뿐 20세 이상 성년층의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에 비해 0.1~1.2%포인트 상승했다. 연평균이 아닌 월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연말로 가면서 고용 증가세가 주춤한 것이 드러난다. 지난해 12월의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2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고용률도 0.3%포인트 증가에 머물러 연평균 수치의 상승세에 못 미쳤다. 취업시간으로 보면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9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2만6000명 늘어났다. 단시간ㆍ비정규 일자리 취업이 전체 고용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그동안의 온갖 대책에도 고용의 속내가 이 정도라면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고용여건이 더 나쁘다. 지난해보다도 경제성장이 둔화할 조짐인 가운데 금융권과 산업계 구조조정의 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경기활성화 노력과 병행해 구조개혁의 고삐를 더 죄겠다고 하니 그 고용억압 효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통계의 번지르르한 겉모습보다는 허술한 속사정에 주목해야 할 때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을 개선하는 데 지혜를 더 모아야 한다. 지난해 연평균 실업률이 20~24세는 10.2%, 25~29세는 8.3%로 전체 실업률 3.5%에 비해 훨씬 높았다. 체감 실업률은 아마도 두 배 이상 더 높을 것이다. 게다가 청년층 취업자 중에서도 20%는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사회진출 첫걸음에서부터 좌절감을 맛보고 주눅이 든 청년들로는 나라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가 어렵다. 중장년층과 여성의 고용 개선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역시 청년층 고용 개선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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