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 "숨통 트였지만 신중"한겨울 이주대란 겹치며 전세가만 천정부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윤나영 기자] "(재건축) 조합원들이야 당연히 기대감이 높아졌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들 해요. 당장 호가가 팍팍 뛰지는 않겠지만 새해부터는 매매시장 반응도 기대되고요. 그런데 다들(매수자·매도자) 속으론 굉장히 신중해졌어요. 그리고 지금 당장은 전셋값이 더 큰 문제고요."(개포동 S공인중개소 대표)국회 통과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던 이른바 '부동산 3법'이 전격 합의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신중한 분위기다. 올 들어 정부가 잇단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다시 가라앉는 흐름을 보여왔던지라 하루 아침에 반전된 분위기를 기대하기란 성급하다는 눈치였다.다만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과 초과이익환수제 3년간 유예 조치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될 개포동과 서초·잠원동 일대, 둔촌동과 고덕동 재건축 단지에서는 비로소 숨통이 트였다는 안도의 한숨이 들려왔다.반포동의 D공인 관계자는 "장기간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법안 통과로 인해 바로 반등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며칠 지나봐야 실효성에 대한 판단이 나올 것 같다"며 "어쨌거나 재건축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졌고 시장 상황을 묻는 전화도 많아졌다"고 전했다.서초동의 K공인 대표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돼 다양한 고가 아파트 수요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수요가 있는 강남에서 비싸게 팔고, 또 안 되는 지역에서는 싸게 파는 시장논리로 가는 것이 맞기 때문에 (부동산 3법 통과로) 시장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법안 통과가 재건축 단지 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개포주공1단지의 S공인 대표는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된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이 악화되고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며 "그동안 전세난을 부추겼던 매매 소외 현상을 반전시킬 단초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초동 S공인 대표는 "문제는 매도인의 호가에 추격매수가 따라붙을 수 있을지,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겨냥한 정책으로 일반 아파트까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아니겠냐"며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인해 아파트간 가격 격차는 심화될 것이고, 분양가가 높아지면 매수자들이 기존 아파트로 갈아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개포동의 S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사업은 속도를 내겠지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지금 조합원 물량을 사는 것이 좋을지, 나중에 일반분양을 받는 쪽이 나을지에 대해 치밀하게 계산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한편 여야가 전·월세의 기본 계약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과 관련해 내년 초부터 본격 논의키로 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전·월세 시장 상황이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둔촌동 H공인 대표는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한겨울에도 전세값이 보름새 3000만~4000만원씩 오르고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며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더 올리려고 하는데, 정부가 전세 시장에 대한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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